| 한스경제(부천)=신희재 기자 |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의 '맏언니' 김정은(38)이 은퇴 시즌에 팀을 위해 헌신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김정은은 1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용인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22분 59초 동안 13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작성했다. 하나은행은 김정은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생명을 74-67로 제압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은 4쿼터 초반까지 6차례 역전을 반복하며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승부처에서 하나은행이 꺼낸 카드는 김정은과 진안이었다. 센터 진안이 골밑에서 8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고, 김정은 내외곽을 오가며 3점슛 1개 포함 7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둘은 4쿼터 팀 득점 22-18, 팀 리바운드 11-5 우위를 이끌며 승리를 도왔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벤치 미스가 있었는데 4쿼터에 김정은이 물꼬를 터줬고, 김정은과 진안이 중심을 잘 잡았다. 그러면서 여러 선수들이 두루두루 다 터졌다"고 칭찬했다.
다만 김정은은 경기 후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실을 찾아 접전 끝 승리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경기 중 나온 실수에 대해 반성했다. 그는 "전반(5분 5초 출전)을 밖에서 보니 집중력이 떨어진 게 보였다. 다행히 이기기는 했지만, 잘못된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선수들이 신나고 들뜬 게 보인다. 한 번도 이렇게 이긴 적이 없어서 존중하려고는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주변에서 우승 이야기를 들을 텐데 정말 시기상조다. 다른 팀들의 조직력이 좋아질 것이라서 기본을 등한시하면 금방 무너진다. 조금씩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분위기를 다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나 그래도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다. 하나은행은 올 시즌 개막 전 최하위 예상을 뒤집고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은 "상대가 정비가 안 됐을 때 치고 나갔으면 하는 생각은 있었다. 농구 관계자들이 우리를 최하위로 봤는데, 사실 저는 전력이 플러스가 됐기 때문에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진안과 정예림이 지난 시즌엔 잘 못 뛰었는데 (올 시즌엔) 건강했다. 아무리 늙었어도 저도 있다(웃음)"며 "이이지마 사키도 오면서 고서연과 박소희가 앞선에서 감을 잡으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었다. 박소희, 이이지마, 진안이 공격 중심을 잡으면서 기복 없이 해줘 상승세를 타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WKBL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김정은은 오른쪽 무릎에 늘 두꺼운 테이핑을 하며 경기에 임한다. 최근에는 왼손에도 탈구가 생겨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는 "멀쩡한 게 손가락밖에 없는데 그마저 다쳤다"며 씁쓸해했다.
그럼에도 매 경기 도전을 이어간다. 김정은은 "사실 이 나이 되면 어지간한 통증을 잘 참는다"며 "지금은 기록에 대한 생각은 없다. 올 시즌 하나은행에서 마지막 시즌이고, 굉장히 좋은 흐름을 탔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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