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캄보디아 군 간 교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뒤인 13일(현지시간) 새벽에도 이어졌다.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캄보디아가 모든 병력을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한 이후에야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아누틴 총리는 SNS를 통해 "태국은 우리 영토와 국민에 더 이상 피해와 위협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군사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분명히 말하겠다. 오늘 아침 우리의 행동이 이미 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경 지역에서는 밤새 포격이 계속됐으며, 태국군은 국경선을 따라 여러 요충지를 확보하기 위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재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21명이 숨졌고, 양국에서 약 70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 군 간 교전을 전화 한 통으로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밤 양국 총리와 통화한 뒤 SNS에 두 나라가 "오늘 저녁부터 즉각 사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하고,10월에 미국 대통령 앞에서 체결한 합의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아누틴 태국 총리는 태국이 공격을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며, 캄보디아가 병력을 철수하고 국경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휴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지난 7월과 달리,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양측의 교전 중단을 압박했다는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태국은 미국에 이번 분쟁을 통상 문제와 연계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한편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는 태국의 추가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25년 12월 13일 태국 군이 F-16 전투기 2대를 동원해 여러 목표물에 폭탄 7발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국 군용기의 폭격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태국 군 역시 교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오랜 국경 분쟁은 지난 7월 24일 캄보디아가 태국을 향해 로켓탄을 집중 발사하면서 격화됐고, 태국은 공습으로 대응했다. 양국은 서로가 공격을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낳은 며칠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의 중재로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대통령 주재로 공식화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양측은 휴전 위반을 놓고 서로를 비난해 왔다. 태국은 캄보디아 군이 지뢰를 매설했다는 증거를 공개했으며, 이로 인해 태국 군인 7명이 사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캄보디아는 해당 지뢰들이 1980년대 내전 당시 남겨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 이후로도 긴장은 계속 고조돼 왔다.
이번 주 태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소규모 충돌로 자국 군인 2명이 다친 뒤 캄보디아 내 공습을 단행했고, 캄보디아는 로켓 공격으로 대응했다. 이번 교전은 태국 북동부 6개 주와 캄보디아 북부·북서부 6개 주에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길이 약 800km에 달하는 국경을 놓고 100년 넘게 분쟁을 벌여 왔다. 국경선은 캄보디아를 식민 지배하던 프랑스가 작성한 지도에 따라 1907년에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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