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쓰린 속을 달래줄 해장 음식이 간절한 시기다. 식당에서 사 먹는 음식도 좋지만, 집에서 정성껏 끓인 국물만큼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도 드물다. 제철 맞은 동태는 기름기가 적고 살이 담백해 해장 메뉴로 으뜸이다. 재료 손질과 불 조절 원리만 알면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않게 깊고 개운한 맛을 낼 수 있다.
살을 탱글탱글하게 만드는 첫 단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동태 손질이다. 지느러미와 비늘, 내장의 검은 막, 핏대를 꼼꼼히 씻어낸 뒤 소금물에 30분간 담가둔다. 물 2L에 소금 3큰술을 풀어 바닷물 농도로 맞추는 것이 요령이다.
삼투압 현상으로 살이 단단해지고 비린내도 빠진다. 맹물에 담그면 맛 성분이 빠져나가 밍밍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과정이 완성 후 생선 살의 식감을 좌우한다.
무·다시마 육수는 '나눠 붓기'로 깊은 맛 완성
육수는 무와 다시마로 낸다. 이때 물을 한 번에 붓지 않고 세 번에 나눠 붓는 방식이 비법이다. 냄비에 무와 다시마를 깔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 뒤, 물이 졸아들면 다시 보충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무의 속맛이 훨씬 빠르게 우러난다.
인위적인 단맛을 내는 설탕은 넣지 않는다. 설탕은 국물을 끈적하게 만들고 시원한 맛을 해친다. 대신 무와 대파, 양파에서 우러나는 채소의 단맛만으로도 국물이 달큼하고 깔끔해진다.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새우젓
양념장은 고추장 없이 고춧가루, 된장, 새우젓, 국간장을 배합해 만든다. 고추장은 국물을 텁텁하게 만들 수 있어 배제한다.
된장 반 큰술로 생선 잡내를 잡고, 새우젓과 국간장, 참치액을 1큰술씩 넣어 깊은 감칠맛을 더한다. 여기에 알싸한 맛을 내는 다진 마늘도 필수다. 특히 참치액은 멸치액젓보다 비린 향이 적어 국물 맛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두부와 대파로 풍미 더하고 미나리로 마무리
육수가 팔팔 끓을 때 양념을 풀고 동태를 넣어야 한다. 찬물부터 생선을 넣고 끓이면 살 속 수분이 빠져 식감이 푸석해지고 비린 거품이 많이 생긴다. 끓는 물에 넣어야 단백질이 즉시 응고되면서 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이때 떠오르는 첫 거품만 걷어내고 이후 생기는 거품은 놔둬야 국물에 구수한 맛이 배어든다. 동태를 넣고 1분간 센 불로 끓여 비린내를 날린 뒤 중불로 줄인다.
중불에서 대파, 고추, 두부를 넣고 5분 정도 더 끓여 맛이 어우러지게 한다. 향긋한 미나리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질겨지지 않고 아삭한 식감이 산다.
동태찌개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식재료: 동태 큰 것 1마리, 무 1/3개, 양파 1/2개, 대파 1대, 청양고추 2개, 홍고추 2개, 두부 1모, 미나리 50g
- 절임물: 물 2L, 소금 3큰술
- 양념: 고춧가루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된장 반 큰술, 새우젓 1큰술, 국간장 1큰술, 참치액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다진 생강 약간
■ 만드는 순서
1. 손질한 동태를 소금물에 30분간 담가 둔다.
2. 무는 한입 크기로 썰고 대파, 양파, 고추, 두부도 먹기 좋게 썬다.
3. 냄비에 다시마와 무를 깔고 물을 자작하게 넣어 끓인다. 물을 세 번에 나눠 부으며 무의 맛을 충분히 우린다.
4. 다시마를 건져낸 뒤 양념장의 절반을 먼저 풀어 넣는다.
5. 물이 팔팔 끓으면 동태를 넣고 1분간 센 불로 끓인다. 첫 거품만 걷어낸다.
6. 중불로 줄이고 남은 양념과 대파, 고추, 두부를 넣어 5분 더 끓인다.
7. 마지막에 미나리를 넣고 불을 끈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미나리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고유의 향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 동태는 팔팔 끓는 육수에 넣어야 살이 단단해지고 비린내도 날아간다.
- 양념장은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반씩 나눠 넣어야 간이 잘 배고 맛이 겉돌지 않는다.
- 육수를 낼 때 물을 세 번에 나눠 붓는 과정이 국물의 깊은 맛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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