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마벨식 맞춤형 실리콘 전략 강조
Intel이 인공지능 전략의 방향성을 보다 분명히 드러냈다. 대규모 학습용 AI 가속기 경쟁보다는, 브로드컴과 마벨과 유사한 맞춤형 ASIC 모델을 중심으로 파운드리와 패키징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Intel의 AI 전략은 최근 몇 분기 동안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범용 컴퓨팅과 서버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AI 분야에서는 NVIDIA와 AMD에 크게 뒤처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 CEO 팻 겔싱어 역시 과거 Intel의 AI 전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후 립부 탄 체제에서도 뚜렷한 구조가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발언을 통해 방향성이 보다 구체화됐다.
바클레이스 글로벌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Intel 부사장 존 피처는 향후 AI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전력 효율에 최적화된 추론용 GPU와 함께 ASIC 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엣지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엣지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SIC 사업에서는 브로드컴이나 마벨과 유사한 모델을 추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Intel은 자체 파운드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노린다. 현재 다수의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전통적인 공급 구조를 벗어나 파운드리에 직접 접근해 맞춤형 실리콘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Intel은 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엣지 AI 역시 주요 축이다. Intel은 이미 AI PC 전략을 통해 노트북용 Meteor Lake, Lunar Lake, 그리고 향후 출시될 Panther Lake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최신 NPU를 통합해 모바일 SoC의 AI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LPDDR5X 메모리를 온보드로 탑재한 추론 특화 제품 Crescent Island를 통해 엣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Intel 내부에서 가장 매력적인 전략으로 꼽히는 영역은 전담 ASIC 사업이다. 해당 조직은 중앙 엔지니어링 그룹 산하에서 스리니 아이옌가가 이끌고 있다. 현재 업계 전반에서 특정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실리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구글의 TPU나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Intel은 이 흐름을 AI 경쟁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설계부터 제조, 첨단 패키징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모델을 제시하려 한다.
존 피처는 Intel이 이미 커스텀 네트워킹 ASIC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운영 중이라고 언급했다. 네트워크 패킷 처리, 트래픽 관리, 텔레메트리 등 네트워크 중심 워크로드를 위한 SmartNIC ASIC에서 실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브로드컴과 마벨과 나란히 경쟁하되, 내부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한 빠른 출시와 밀접한 고객 협업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립부 탄 CEO 역시 맞춤형 실리콘 전략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는 과거 Cadence에서 IP 사업과 설계 도구, 생태계 파트너십, 수직 시장 중심의 커스텀 실리콘 전략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경험과 네트워크는 Intel이 ASIC 중심 AI 전략을 가속하는 데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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