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行 추정…나포 위험 감수하고 출항할지 주목
미국 정부가 지난 10월 억류한 유령 유조선 '스키퍼'의 모습[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2025 Vantor via AP) AP PROVIDES ACCESS TO THIS THIRD PARTY PHOTO SOLELY TO ILLUSTRATE NEWS REPORTING OR COMMENTARY ON FACTS DEPICTED IN IMAGE; MUST BE USED WITHIN 14 DAYS FROM TRANSMISSION; NO ARCHIVING; NO LICENSING; MANDATORY CREDIT, THE WATERMARK MAY NOT BE REMOVED/CROPPED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불법 원유 운송에 관여했다며 대형 유조선 1척을 억류한 이후에도 베네수엘라 항구에서 여전히 원유를 선적 중인 '유령 유조선' 2척이 포착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해운 보고서를 입수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통제하는 호세항에 초대형 유조선 두 척이 원유 선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각각 '크래그'와 '갤럭시'라는 가짜 선박명으로 운항한다는 점에서 '유령선'이라고 불리며,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인 메레이16 약 400만 배럴을 선적할 예정이다.
두 선박은 모두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령 유조선은 일반적으로 실제 선박명을 가려놓는 탓에 이들이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는 배인지 확인은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호세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두척의 유령 유조선의 존재는 확인됐다.
호세항 사진에는 초대형 유조선 두척과 석유 기업 셰브론이 용선하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1척 등 총 3척의 유조선이 촬영됐다.
이 가운데 미국 재무부로부터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허가를 받은 기업은 셰브론 뿐이다.
이들 유조선의 모습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원유를 수송하던 유조선 '스키퍼'를 억류한 지 이틀 만에 드러났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차단하려는 시도가 어려움에 빠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운 보고서와 선박 이동 추적 자료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약 88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 중이다. 이는 지난달 평균 58만6천 배럴보다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불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원유 수송선 추가 나포 가능성까지 경고한 상황이라며 "해당 선박들이 베네수엘라 해역을 떠나 압류될 위험을 감수할지 여부가 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0일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보이는 유조선 스키퍼호를 억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날 브리핑에서 이 유조선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불법 원유 거래를 했다며 억류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베네수엘라산 원유 차단은 마약 네트워크 차단을 이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고강도로 압박했던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최대 돈줄인 원유 수출까지 옥죄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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