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내년 트리니티항공 출범을 앞둔 티웨이항공이 다시 유상증자에 나섰다. 지난 8월 2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이어 연내 두 번째 자본 조달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총 191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 소노인터내셔널이 시가 기준 무할인 방식으로 1000억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투입한다. 나머지 910억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조달된다.
이렇게 올해 안에만 두 차례나 대규모 증자를 진행했다. 지난 8월 말 무상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잠식을 일단 털어내긴 했지만 3분기 LCC 업황 악화로 124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재무구조가 다시 흔들렸다. 자본총계는 822억원에서 391억원으로 줄었고 부채비율은 1780%에서 4450%로 치솟았다.
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 역시 여유가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내년으로 IPO를 연기하면서 올해 초 프리IPO 방식으로 받은 투자금을 공모 자금으로 상환하겠다는 기존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티웨이항공의 실적 회복은 그룹 전체의 재무 계획과도 직결돼 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대명소노 인수를 계기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다. 기업은 이번 증자의 목적을 설명하며 사명 변경과 리버리(도장) 교체, 서비스 전반 재정비 등을 포함한 리브랜딩 비용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항공기 도입과 부품 확보 등 핵심 투자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 재무 여력으로는 증자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3분기 기준 유동자산은 5075억원, 유동부채는 7180억원으로 유동비율이 69.7%에 그쳤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채무가 보유 현금성 자산보다 2100억원가량 많아 단기 상환능력이 뚜렷하게 떨어진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흥행도 불투명하다. 8월 소노의 2000억원 투입에 이어 이번 1910억원 증자까지 약 4개월 만에 4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본이 유입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피로감이 커졌다. 티웨이항공 시가총액이 4000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2000억원대 신주 발행은 지분 희석 우려를 키우기 때문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소노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신주를 받아가면 되지만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큰 희석 리스크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티웨이항공의 목표는 크다.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대체할 항공사로는 현재까지도 티웨이항공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반납한 유럽 지역 슬롯도 티웨이항공이 가져갔다.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및 T1 라운지 운영도 검토 중인 상태다.
기단 확대 및 노선 확장도 예정됐다. 티웨이항공 측은 "현재 계약이 완료된 추가 16대를 2027년까지 순차 도입해 해당 기종을 20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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