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보다 ‘빚쟁이’ 먼저…청소년 불법도박·사금융 지능화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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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보다 ‘빚쟁이’ 먼저…청소년 불법도박·사금융 지능화로 악순환

투데이신문 2025-12-13 09:13: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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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정부가 불법 사금융 척결 의지를 강하게 밝힌 가운데, 청소년 불법도박과 불법사금융이 급속히 확산하며 ‘미성년 부채 악순환’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빚을 지게 될 경우 생산성과 사회 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사이버도박 입건 건수가 2022년 104명에서 2024년 669명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2025년 8월 기준으로는 207명 수준이다.

지난 2월 발표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4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약 390여만명) 중 도박 경험자는 4.3%(약 17만명)를 차지했는데, 이중 19.1%가 앞선 6개월(2024년 3~8월) 간 지속적으로 도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주변 친구의 도박 행위를 목격하거나 청취한 청소년은 27.3%로 높은 수준이다. 

해당 기관에 따르면 도박 청소년 개인과 가족,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직·간접 비용에다가 기회비용을 합친 청소년 도박문제 관련 총비용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2조1739억원으로 추산됐다. 세부적으로는 ▲직접비용(도박 손실비용, 부채비용 등) 약 9793억원, ▲간접비용(미래 소득 감소, 공교육 손실비용 등) 약 1조1657억원, ▲기회비용(도박 문제로 인한 금액을 은행 예금 등으로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회) 약 289억원 수준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임지연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청소년의 사이버도박 경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13~19세 청소년 중 사이버도박을 경험한 520명을 조사한 결과 12.7%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인터넷 불법 대출을 받거나 친구에게 고리 사채를 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도박 중독 상담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86%에 달하며 온라인 카지노 상담만 1566건을 기록했다. 불법도박으로 인한 불법사금융으로의 유출에 ‘수고비·지각비’로 위장한 소액대출 불법사금융 또한 부채 악순환을 부추긴다.​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불법사금융 수법은 최대 연 7만3000%대에 달하는 초고금리로 개인정보 담보 대출이나 가족 협박을 동원하는 등 악질적인 채권추심을 진행한다. 이에 2025년 단속에서 3251건을 검거(71% 증가)했으나 채권추심 피해상담은 5배 급증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불법 사금융은 디지털 수법의 고도화를 바탕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는 높지만 금융 리터러시는 낮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 예시로는 포털 검색 상단과 불법 웹툰 사이트에 게시된 불법 광고를 통한 접근이 있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2024년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에서 청소년들의 경제이해력은 초등학생(6학년)이 61.5점, 중고생 51점대 낙제로 직전 조사(2022년) 대비 하락했다. 

정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25년을 ‘불법사행산업 근절과 청소년 도박문제 해결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불법도박 사이트 감시·차단 강화와 상담·치유센터를 46개소까지 늘리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불법사금융 부문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민생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공식화해 직접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온라인 광고·사이트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는 한계가 있다. 청소년 피해를 줄이려면 학교의 도박·금융 교육 확대와 함께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1332 활용, 가정에서의 모니터링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 캠페인이라는 명목 하에 청소년 도박근절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SNS에 게시하고 있으나 보다 효용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과거의 불법도박이 직접 도박장에 찾아가서 하는 형태였다면 현재는 휴대폰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에게 게임처럼 느껴져 저항감 없이 빠지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서민금융연구원 안용섭 원장은 “잘못된 습관이나 태도 따위가 고착되지 않고 건전하고 독립적인 청년으로 자랄 수 있도록 전문 심리 상담사와 연계하는 등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은 “통신과 금융이 융합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플랫폼 단속을 좀 더 강화해서 정보통신 분야 쪽에서 플랫폼 단속해서 불법도박, 사금융 광고 뜨지 않을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하고,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 등에서도 플랫폼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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