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이 미국의 금리 인하에도 기대만큼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오전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약 1억370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하루 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억4000만원 선을 넘어서지 못한 채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장중 1억3300만원대까지 밀렸던 가격이 회복되긴 했지만, 시장이 기대한 ‘금리 인하 랠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 기준 시세 변동폭은 더 두드러졌다. 같은 새벽 시간대 비트코인은 9만300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다시 8만달러 후반대로 미끄러지며 반나절 사이 4000달러가 넘는 등락을 보였다.
주요 알트코인인 이더리움과 리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전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투자 심리도 부진하다. 공포·탐욕 지수는 20점대 후반인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확대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치프리미엄 역시 1% 내외에서 형성되며 국내 거래 강세가 미묘하게 반영되는 정도에 그쳤다.
투자기간 길게 본다면 연평균 30% 수익 전망
이처럼 단기 흐름은 둔화돼 있지만, 장기 전망을 둘러싼 낙관론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최근 아부다비에서 열린 행사에서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자본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 가치 상승을 자신했다.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자 ‘디지털 자본’으로 규정하며, 회사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이유도 이 같은 구조적 가치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대규모 BTC 매입에 나서 현재 60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발행량의 3% 수준에 해당하며,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세일러 회장은 “우리는 매주 수억 달러 규모로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고 있다”며 “이 축적 속도라면 몇 년 안에 세계적인 초대형 금융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 전망도 낙관적으로 제시했다. 투자 기간을 최소 4년 이상 길게 가져간다면 연평균 30%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은 미래의 글로벌 신용 기반이 될 자산”이라며 “정부와 대형 금융기관 역시 이 변화를 점차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스트래티지가 추진하는 사업 모델이 단순한 ‘보유’에 그치지 않고, 비트코인을 담보로 신용을 창출하는 디지털 금융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비트코인의 상승 가능성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매크로 변수와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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