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핵융합 핵심 기술·베테랑 교수진 포진
"대학이 산업 살리는 심장 역할" 도시 성장·혁신 이끌지 기대
(나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가 전남 나주로 확정되면서 전 세계적인 도시 재생과 혁신 성공사례인 '말뫼의 부활'을 넘어설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성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와 전력 공기업들이 시너지를 내면 스웨덴 말뫼의 사례보다 훨씬 더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단 전망이 나온다.
13일 켄텍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나주시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 선정 평가에서 기본 요건(40점)과 입지 조건(50점), 정책 부합성(10) 모두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나주시 왕곡면 에너지 국가산단 인접 부지 지반과 인접 도로, 전력 공급망이 안정적이고 주민 수용성도 긍정적이었지만 무엇보다 R&D 집적 환경이 강점으로 꼽혔다.
켄텍은 핵융합 8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이미 구축 중이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교수진도 보유하고 있다.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는 핵융합 장치의 심장인 초전도 자석을 테스트하는 거대 시설로, 핵융합 상용화에 필요한 16테슬라(전력 500MW)급 초전도 도체 시험·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켄텍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이 공동으로 총사업비 495억원을 투입해 2026년 3월 완공, 2028년 시운전 완료를 목표로 켄텍 내에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16테슬라급 시험설비는 자기장 세기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 설비가 구축되면 대형 고자기장 초전도 자석의 설계·제작 기술 확보는 물론 국제 초전도 도체 시험 수요를 국내로 유치해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전반적인 핵융합 분야 연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켄텍에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KSTAR)와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 개발을 주도했던 베테랑 과학자들을 비롯해 원자력공학, 재료공학 전문가들이 교수진으로 포진해 있다.
켄텍은 실전형 전문 인재를 폭넓게 양성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논의를 거쳐 202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핵융합 전문대학원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 전문가들을 켄텍 겸임교수로 초빙해 현장 투입이 용이한 인력을 양성하고 켄텍 학생들이 연구시설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서로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여기에 한국전력 본사와 670여개 전력 기자재 기업이 나주에 모여 있어 연구시설이 설립되면 300여개 관련 기업이 입주하고 최대 1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나주시는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 쇠퇴로 침체했던 도시를 첨단 IT 기술 학부 등을 둔 말뫼 대학이 중심이 돼 기존 20만에서 100만 인구가 넘는 친환경 혁신 도시로 탈바꿈시킨 스웨덴 말뫼시보다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켄텍 관계자는 "나주가 핵융합 연구시설 부지로 확정됨에 따라 켄텍을 중심으로 연구소와 산업체가 집결하는 대규모 '핵융합 산학연 클러스터'가 형성될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첨단 하드웨어(연구시설)를 움직일 소프트웨어, 즉 핵심 인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며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산업을 살리는 심장이 돼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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