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탁류파 맹주 조조, 청류파 잔당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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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탁류파 맹주 조조, 청류파 잔당을 베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12 21:49:53 신고

3줄요약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주민당, 청류파는 야당인 민국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 대통령이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건안(建安) 25년(서기 2025년), 천하의 패권을 잡은 위공 조조(명재이 대통령)는 허도(許都, 중앙정부)의 권력을 공고히 하며 대업을 도모하고 있었다. 그의 조정에는 조조를 중심으로 한 ‘탁류파(濁流派, 주민당)’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아직 전임 군주였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청류파(淸流派, 민국의힘)’의 잔당들이 주요 요직에 남아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었다. 청류파는 맑은 물처럼 기강과 도덕을 중시한다 외쳤으나, 실은 손권의 통치 아래에서 온갖 정치적 은혜를 입었던 자들이었다.

조조는 특히 전임 군주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공공의 요충지들을 경계했다. 그 중에서도 국문(國門)의 수장, 즉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장인 재학이는 청류파의 원로로서 손권에게 큰 공을 세워 그 자리에 앉은 인물이었다. 그는 조조가 역모를 꾸민다며 강하게 비판했던 전력이 있었으니, 조조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았다.

조회의 격돌, '말이 참 기십니다'의 징벌

어느 날 허도의 의사당(議事堂,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위공의 업무 조회(業務朝會)에서, 조조는 평소의 냉철한 기운을 뿜어내며 국문대장 재학이를 불러세웠다.

조조의 질문은 비수와 같았다.

"대장(大將)! 국경을 넘나드는 상인들이 금화 만 달러(萬金)를 초과하여 몰래 반출하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거늘, 근래 들리는 바에 의하면, 수만 금의 지폐를 서책(書冊)의 책갈피처럼 꽂아 국문을 나가면, 정교한 검색장비에도 발각되지 않는다 하오. 이 어찌된 연유인가? 실로 그러한가, 그렇지 아니한가?"

이는 국문(공항)의 보안과 외환 기강이라는 핵심을 꿰뚫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재학이는 당황하여 말머리를 돌렸다.

"위공께 아뢰옵니다. 본 공사는 주로 화염이나 독성 물질 등 유해한 물건을 검색하는 임무를 맡았사오며, 금화 단속은 본디 세관(稅關)의 소관이라…"

조조는 인상을 굳혔다. 그 냉혹한 눈빛이 재학이를 꿰뚫었다.

"옆으로 새지 말고, 내가 물은 것을 답하라! 외화의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고 막아내고 있소, 아니 막아내고 있소?"

재학이가 또다시 세관과의 협력을 구차하게 설명하려 들자, 조조는 그의 말을 끊고 일갈했다.

"나의 질문은 간단하오. 100달러 지폐 한 묶음을 책갈피처럼 숨겨 들고 나가는 것이 가능한가를 물었을 뿐! 그런데도 그대는 자꾸만 딴 이야기를 하니, 그 업무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구려."

재학이는 땀을 흘리며 이미 적발한 사례를 반복하여 변명할 뿐, 기술적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회피했다.

결국 조조는 언성까지 높이며 이 치욕적인 명언을 남겼다.

"참 말이 기십니다! (參 말이 깁니다!) 가능한지 아닌지를 묻는데, 어찌 이리 자꾸 옆으로 새는가?"

 곁에 있던 충신이자 책사(策士)인 석민김 국무총리조차 나서서 "만 금이 넘는 현금의 체크가 가능한지만 이야기하면 될 뿐"이라 거들었다.

그러나 재학이는 끝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나이다"라고 답하며 무능을 자인하고 말았다.

조조는 재학이에게 즉각적인 대책을 세관과 협의하라 명했으나, 그가 잠시 머뭇거리자, 조조는 더욱 모욕적인 질책을 가했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나? (汝今 往他處 遊乎?)"

위공의 잣대, 청류와 탁류를 가르다

조조의 질타는 단순한 행정의 지적을 넘어선 정치적 숙청의 서막이었다. 조조는 재학이의 임명 시기와 임기를 따져 물었다.

"그대는 언제 이 국문대장 자리에 임명되었으며, 임기는 얼마나 남았소?"

"2023년 6월에 취임하였고, 임기는 3년, 내년까지입니다."

"3년씩이나 되었거늘, 업무 파악을 그리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오."

 이 발언은 재학이가 임기 만료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명백한 경고였다. 재학이는 손권의 시절에 임명된 청류파 인사였기에, 이미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고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며 '삼각 리스크'에 몰려 있었다. 조조는 이 행정적 약점을 정치적 숙청의 완벽한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이 질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사의 해외 전략 사업으로 이어졌다. 조조가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의 진척도를 물으니, 재학이는 수도 공항인 '카이로 공항'을 언급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

"카이로 공항을 물은 것이 아니오!" 조조는 크게 노했다. 재학이가 결국 실무자를 부르려 했으나 배석자가 없자, 조조는 마지막 결론을 내렸다.

"그대는 나보다도 아는 것이 없는 듯하오. 서책에 쓰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소. 됐소."

다큐멘터리 기록: 조조의 편파적 리더십

조조의 이러한 고강도 질타 방식은 효율성과 기강을 강조하는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편향적 정치 행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조조는 재학이와 같은 청류파 잔당들에게는 외환, 안전, 해외 사업 등 국정 현안의 작은 실수까지 집요하게 물어 임기 보장의 명분을 허물었다. 이는 손권이 임명한 이들을 조기에 정리하고, 자신의 심복인 탁류파 인사를 심으려는 '정치적 도끼질'로 해석되었다.

 반면 조조는 자신의 정책 기조를 따르는 탁류파 인사들에게는 격려와 지시를 아끼지 않았다. 다른 공직자들에게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달라"며 독려했지만, 재학이에게는 "다른 데 가서 노시나?"라며 인격적 모독에 가까운 질책을 가했다. 이처럼 조조는 정적(政敵)에게는 추상(秋霜)과 같고, 아군(我軍)에게는 춘풍(春風)과 같 이중 잣대를 보였다.

조회 석상에서 비단 지폐를 숨긴 서책의 검색 가능 여부에 대해 끝내 답하지 못했던 재학이는 업무 보고가 끝난 뒤에야 발언권을 신청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시인했다.

"위공의 말씀을 잘못 이해하여 답변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화폐 다발은 탐지가 가능하나, 지폐 한 장씩을 서책의 책갈피에 분산하여 꽂으면 현재 기술로는 발견이 심히 어렵습니다."

뒤늦은 고백이었으나, 이는 당시 국문 보안 시스템에 존재하는 심각한 기술적 사각지대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었다. 조조의 질타가 비록 정치적 의도가 다분했으나, 국가 기강과 보안의 맹점을 최고 권력자가 직접 파헤쳤다는 점에서, 공직 사회에는 충격파를 던졌다.

 이 "實錄조조"의 기록은 후세에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겼다.

"위공 조조는 청류파를 미워하였으나, 그 미움이 행정적 약점과 결합하자 숙청의 명분을 얻었다. 공직자는 설령 권력자의 미움을 받더라도, 그 직위에 대한 깊은 전문 지식과 명확한 사실로 무장해야 한다. 장황한 변명이나 책임 회피는 오히려 권력자의 추궁에 기름을 붓는 격이며, 정치적 압박 앞에서 무능함은 곧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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