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가자지구 재건에 드는 자금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에 따르면 미국은 2년여간 이어졌던 전쟁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파괴를 복구하는 데 따른 비용을 지불하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특히 공습과 불도저로 가자지구 건물들을 광범위하게 파괴한 만큼 이스라엘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은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며, 전문 업체와 계약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콘크리트 잔해를 철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등 주변 아랍 국가들이 잔해 철거비용 지원을 거부함에 따라 이스라엘 수년간 10억달러(약 1조4천800억원) 이상을 작업에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와이넷은 전망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같은 내용과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지난 7일 도하포럼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땅을 초토화했다"며 "다른 이들이 파괴한 것을 재건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알사니 총리는 "우리의 자금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제공되는 지원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그들을 돕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잔해 제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른 휴전 합의 2단계로 나아가 재건에 착수하기 위한 첫 단추로 여겨진다.
지난 8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 기간 6천800만t에 이르는 잔해가 쌓였다고 유엔개발계획(UNDP)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마천루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186채, 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 162개와 맞먹는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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