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기만 하던 좋은 형이었는데…" 애타는 실종자 가족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베풀기만 하던 좋은 형이었는데…" 애타는 실종자 가족

연합뉴스 2025-12-12 15:57:29 신고

3줄요약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매몰자 2명…수색 중단에 "막막한 심정"

구조 작업 일시 중단 구조 작업 일시 중단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구조물 안정화 작업을 위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12.12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가족들이 수색 중단 속에서 깊은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째인 12일 실종자 고모(68)씨의 막내동생 성석(60)씨는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서 지난 추석 무렵 형과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김장을 앞두고 고향 전북 순창에서 배추 농사를 짓던 형에게 "혹시 배추 있냐"고 안부 연락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는 형님을 주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농사지은 작물을 이웃에게 나눠주고 누군가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자신의 사정을 뒤로한 채 흔쾌히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또 형은 일터에서도 특별한 존재였다.

젊은 시절부터 철근 기술을 직접 가르쳐 주며 자신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사부'였다는 것이다.

7남매 중 넷째였던 고씨는 가족들에게도 책임감이 강하고 믿음을 주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같은 업종에서 오래 일해온 성석씨는 이번 사고를 두고 일터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성석씨는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공사장에서 일하다 보면 언젠가 (무언가에) 맞아 죽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며 "형님을 떠나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안전불감증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현장에서는 추가 붕괴 위험으로 인해 수색이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잔해가 굳어가는 시간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성석씨는 특히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가 어려워질까 걱정하며 무거운 콘크리트 아래에 형이 남겨져 있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성석씨는 "잔뜩 쌓여있는 콘크리트가 시간 지나면 더 굳어져 버릴 텐데 막막하기만 하다"며 "차디차고 무거운 콘크리트 안에 갇혀있을 형을 생각하자니 정말 애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대표도서관 건립 공사가 진행되던 중 발생했다.

철골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4명이 매몰됐고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소방 당국은 구조대원 안전 확보를 위해 수색을 중단한 뒤 이날 오후 6시까지 현장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