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상공회의소의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공유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물류전문가들은 미국이 반도체·AI 등 핵심산업의 리쇼어링(생산시설 복귀) 및 고율관세를 통한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며 기존 물류 판도가 미·중 양국 중심에서 다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우 막힌 미국 판로 대체를 위해 수출시장 및 생산 기반을 동남아, 인도 등으로 옮겼으며, 미국은 멕시코 및 동북아(한국·일본·대만) 국가로 수입 경로를 전환해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
실제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 2015년 18.0%에서 2024년 14.7%로 낮아졌으나 동남아는 12.2%에서 16.4%로, 인도는 2.6%에서 3.4%로 각각 늘었다.
미국도 대중 수입 비중이 2015년 21.8%에서 2024년 13.8%로 떨어진 반면 동북아 수입 비중이 12.9%에서 15.2%, 멕시코가 10.9%에서 12.1%로 각각 높아졌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망이 변화하면 항만·공항·철도·도로를 잇는 물류 네트워크가 함께 재편되는데, 우리 기업들이 주요 물류거점 확보를 통해 물류비를 낮추고 복잡해진 국제물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화주·물류 동반 해외진출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도 물류시장이 AI·반도체·제약 등 고부가 화물 증가와 이커머스 성장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물류 업종별로는 먼저 항공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AI 서버·반도체·배터리·제약 등 화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항공은 긴급, 고부가 화물의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중국 생산기지가 동남아·대만·인도 등으로 이전해 아태지역 발 항공 수요 증가가 전망됐다.
엄승준 LX판토스 항공MI팀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노후 화물기 퇴역,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P2F(Passenger to Freighter)의 병목, 새로운 화물기 인도 지연 등으로 수요만큼 항공기 공급이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포워더(국제물류기업)와 항공사는 고부가 품목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와 이커머스 등에 자원을 집중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육상·물류창고 부문은 이커머스의 성장, 화주의 물류 아웃소싱 수요가 꾸준히 늘어 물동량이 완만한 증가세였으나 기사·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공급력은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기업 수출물류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해운시장은 글로벌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계속 웃돌며 구조적인 과잉선복의 지속 및 이에 따른 저운임 기조가 지속이 예측됐다.
배성훈 삼성SDS 그룹장은 “EU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탈탄소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탄소배출권 비용이 크게 늘고, 친환경 선박 투자 부담도 가중되어 해운사의 손익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미중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물류거점 다변화가 시급한 만큼, 정부는 해외 물류 인프라 구축 지원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