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이 건강에 나쁘다고요? 없으면 사람이 죽습니다." 이승훈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콜레스테롤 및 고지혈증에 대한 잘못된 의학 상식을 바로잡으며 뇌졸중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최근 ‘건강구조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중이 공포감을 느끼는 콜레스테롤의 역할, 고혈압 진단 기준,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에 대한 오해 등을 명확히 설명하고 나섰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이 교수는 콜레스테롤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며 콜레스테롤은 인체 모든 세포막의 성분이며 생존에 필수적인 영양소라고 강조했다. 콜레스테롤은 종류가 아닌 혈액 내 운반체 지단백질에 따라 나뉘며 LDL은 콜레스테롤을 갖다 주는 역할 HDL은 회수해 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LDL은 나쁠 수 있고 HDL은 좋을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충분하며 또한 총 콜레스테롤 수치나 중성 지방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중성 지방은 식단에 따라 수시로 변동폭이 크므로 1년에 한두 번 검사로 고지혈증을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 중 약 80%는 간에서 탄수화물을 통해 합성되며 음식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육류 섭취 제한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오히려 과잉 칼로리를 섭취하거나 단순당을 많이 먹어 내장 비만이 있는 경우 탄수화물 섭취를 절제하는 것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고지혈증의 명확한 기준은 LDL 콜레스테롤이 일반인 기준으로 160mg/dL을 넘어갈 때 조절을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교수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에 대한 거부감, 일명 스타틴 포비아가 다른 나라에는 전혀 없는 한국 유튜브가 만든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스타틴은 1990년대 이후 수천 건의 임상시험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도를 압도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일관되게 입증된 기념비적인 약물이며 의학적 이익이 부작용을 압도적으로 능가한다고 평가받는다. 근육통 등의 부작용은 콜레스테롤 합성 저해 효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의사와 상의하여 조절 가능하다. 특히 이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스타틴을 포함한 약물 치료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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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뇌졸중이 암이나 치매와 달리 완벽하게 예방 가능한 질환임을 역설하며 중요한 위험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예측할 수 없으며 유일한 전조 증상은 일과성 허혈 발작(TIA)뿐이다. TIA는 뇌졸중 증상인 안면 마비, 말 어눌함, 편마비 등이 갑자기 발생했다가 5분에서 10분 만에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이 증상이 나타날 경우 48시간 이내 뇌졸중이 재발할 위험이 높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또한 뇌출혈은 고혈압, 노화, 술이 압도적인 위험 요인이며 고지혈증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혀 일반적인 오해를 해소했다.
이 교수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할 가장 간단한 두 가지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첫째, 건강 생활의 목표를 모호한 '골고루 먹기'나 '운동하기' 대신 '정상 체중 유지'로 설정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라는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무서워하지 말고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학적 행동이 필요하다. 특히 혈압은 병원에서 긴장한 상태로 측정할 것이 아니라 집에서 편안할 때 혈압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며, 130/80mmHg을 넘을 경우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혈액 검사는 1년에 한 번 건강 검진 시 당화혈색소와 LDL 콜레스테롤 측정을 추가해 위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특히 집에서 혈압계를 사서 재는 것이 고혈압 진단의 과잉 진료를 막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장 정확히 파악하는 최소한의 의학적 행동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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