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자니까 이런 저런 시비를 거는 내란척결 방해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내란척결 의지가 없는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등 사법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이석연 위원장이 쓴소리를 낸 지 하루 만이다.
정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부를 겨냥 "12.3 비상계엄 내란, 서부지법 폭동 등 사법부의 독립을 외쳐야 할 때는 비겁하게 숨고, 내란이 진압되고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앞두고는 사법부 독립을 외치며 내란척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걸림돌을 넘어 훼방꾼이 되었다는 의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법관회의 및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등에서 '사법권 독립'을 이유로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사법개혁안에 연이어 반대의견을 표하고 있는 사법부를 비판한 것이다. 정 대표는 "8.15 해방이 되자 그제야 8.16부터 독립운동을 하는 비겁한 8.16 독립운동가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러니 내란전담재판부를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지귀연 재판정을 보고 있노라면 울화통이 터지지 않나"라며 "이쯤되면 내란 방해 세력을 넘어 내란척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법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형사소송법 표결을 시작으로 은행법과 경찰관 직무직행법까지 차례로 흔들림 없이 처리해 나가겠다"며 그는 "잠시 휴회하고 2차(필리버스터) 때 내란전담재판부 등 꼭 필요한 법안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물리적 시간의 한계로 일요일로 미뤄진 사법개혁안도 흔들림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사법개혁안 등 쟁점법안의 '연내처리' 목표를 재확인한 것.
앞서 전날엔 이명박 정부의 법제처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았던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정 대표를 예방해 민주당의 사법개혁을 두고 "헌법의 기본 원리나 정신을 일탈한 정치는 타협의 폭력"이라는 등 우회 비판한 바 있다. 정 대표가 진영 내부의 공개적인 쓴소리에도 불구 하루 만에 강경 메시지를 쏟아낸 셈이라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기존의 '위헌소지 최소화' 입장은 유지했다. 그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자니까 이런 저런 시비를 거는 내란척결 방해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면서도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을 내용으로 내란전담재판부법을 통과시키겠다", "드러낼 건 드러내고 보완할 건 보완해서 충분히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법안을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다만 정 대표는 이 같은 입장을 결정한 지난 의원총회 이후로 분출하고 있는 당내 '신중론' 의견들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는 사전 최고위에서 지금 국회는 민생·개혁법안의 통과 그리고 사법개혁안을 처리해야 하는 비상한 시기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줄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현재 폭 넓고 진지한 공론화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고, 사법개혁안의 내용과 처리 시기에 관하여 아직 결정한 게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확정된 것을 전제로 마치 '반대 의견' '우려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은 자칫 개혁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 위원장이 민주당의 법 왜곡죄 추진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두고는 "현재 (법 왜곡죄와 관련해) 민주당이 생각하는 건 '명확성의 원칙'이다. 명확성의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되어있다"며 "어제 이 위원장의 말씀 역시도 공론화 과정에서의 '공론의 N분의 1'로 진지하게 경청했다"고만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는 등 대통령실 측에서 내란전담재판부 등에 대한 '속도조절'을 연이어 주문해온 데 대해서도 "이것이 마치 당정대 간의 엇박자라고 말씀하고 계신 경우가 있는데, 대통령실의 의견도 있을 수 있고 그것도 역시 이 공론화 과정 중의 N분의 1의 의견"이라며 "모두 열려 있는 자세로 공론화 과정을 국민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2차 종합특검 추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대표는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에서 손도 못 댄 내용이 너무나 많다"며 "2차 종합특검으로 미진한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적어도 내란범에 대해선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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