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안호영·정헌율 출사표…'뻥축구' '디테일 부족' 등 비판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차기 전북도지사 후보군 윤곽이 차츰 드러나면서 4자 대결 구도를 보인다.
도지사 출마 선언의 첫 테이프를 끊은 재선의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3선의 안호영(완주·진안·무주) 국회의원, 정헌율 익산시장이 일제히 현역인 김관영 도지사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들어갔다.
3선 연임으로 시장에 출마할 수 없는 정헌율 익산시장은 12일 전북도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워 "행정은 디테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도지사는 디테일이 너무나 약하다"며 "조금만 신경 쓰면 다 막을 수 있었던 것들인데 정치인들 동원하고, 도민들 동원하고 이게 뭐냐"고 공세를 폈다.
전주·완주 행정통합이 주민 반대에 밀려 사실상 기약 없이 연기되고 약 1조원 규모의 핵융합(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에 실패한 책임을 지적한 것이다.
정 시장은 "일을 하려면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가서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행정전문가로서의 디테일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김 지사를 비판하며 자신을 추켜세웠다.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도지사 선거 출사표를 던진 안호영 의원도 '현역 때리기'에 동참했다.
그는 전북의 현 경제 상황을 '트리플 마이너스(생산·소비·투자 감소)' 위기로 진단, 그 책임을 김관영 도정으로 돌렸다.
또 "도민의 목소리보다 도지사의 고집을 앞세운 일방적인 리더십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도민의 기대를 저버린 채 방향을 잃고 표류했던 지난 4년의 과오는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김 도지사가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전주·완주 행정통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통합 반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어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한다는 김 도지사의 '도전경성(挑戰竟成)' 자세를 겨냥, "전북은 1% 도전이 아니라 99% 책임지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1% 가능성? 도정이 도박판의 베팅인가', '김관영 도정은 뻥축구', '윤석열 정권과 코드 맞추기 급급' 등 수위 높은 단어로 힐난했다.
이원택 의원 역시 지난 10월 출마 기자회견 당시 김 도지사가 전력하는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추진을 자신의 공약에서 배제하고 "탁상행정과 쓸데없는 형식적 도정을 확 바꾸겠다"고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 도지사는 이들의 회견을 지켜보면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내부적으로는 선거철이면 으레 등장하는 '정치의 언어'로 치부하는 모양새다.
지역에서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연일 현역 비판에 뛰어들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의 심화를 우려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재선, 3선의 의원과 시장이 선거전에 뛰어들다 보니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지역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도 "이제 막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단계에서부터 공약 홍보보다 깎아내리기에 치중하면 남은 기간 네거티브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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