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다 보면 얇아질 대로 얇아진 비누 조각이 툭 하고 부러지거나, 손에서 미끄러져 하수구 구멍으로 빠지곤 한다. 쓰자니 거품이 잘 안 나고, 버리자니 아까운 ‘자투리 비누’는 결국 욕실 한구석에 방치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작고 볼품없는 비누 조각들도 조금만 신경 쓰면 살림에 보탬이 되는 ‘꿀템’으로 변신한다.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자투리 비누, 알고 보면 생활 속 만능 재료로 다시 태어난다.
1. 전자레인지로 ‘새 비누’ 만들기
여러 색깔의 남은 비누 조각들을 모으면 큼직한 새 비누 하나를 만들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모아둔 비누 조각을 칼로 잘게 다진다. 조각이 작을수록 열을 고르게 받아 빨리 녹기 때문이다. 잘게 부순 비누를 종이컵이나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고, 비누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우유나 물을 살짝 붓는다. 물 대신 우유를 넣으면 유지방 성분 덕분에 보습력이 좋아진다.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할 때는 시간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한 번에 오래 돌리면 비누 거품이 끓어올라 넘칠 수 있으므로, 30초씩 끊어서 녹는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녹은 비누를 숟가락으로 잘 섞어준 뒤 서늘한 곳에서 반나절 이상 굳히면 단단한 새 비누가 완성된다. 모양 틀이 없다면 우유 팩을 깨끗이 씻어 써도 되고, 실리콘 틀을 사용하면 나중에 비누를 빼내기가 훨씬 수월하다.
2. 꿉꿉한 냄새 잡는 ‘천연 방향제’
향이 강한 비누는 방향제로 쓰기에 알맞다. 작아진 비누는 물기를 바짝 말린 뒤, 바람이 잘 통하는 다시 백이나 주머니에 담는다. 이를 옷장이나 서랍장, 신발장 구석에 넣어두면 된다. 이때 비누가 옷감에 직접 닿으면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구석에 두거나 매달아 두는 것이 좋다.
비누 속 향료 성분이 좁은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면서 퀴퀴한 냄새를 잡아준다. 옷장 속에 넣어두면 옷에서 깨끗한 비누 향이 배어 나와 섬유 유연제를 따로 쓰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향이 약해졌다면 감자 껍질 깎는 칼로 비누 표면을 얇게 긁어내면 된다. 굳어있던 안쪽 면이 공기와 만나면서 다시 진한 향을 낸다.
3. 욕실 거울 ‘김 서림 방지’ 코팅제
샤워 후 욕실 거울이 수증기로 인해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도 자투리 비누로 해결할 수 있다. 물을 묻히지 않은 마른 상태의 비누 조각을 거울 표면에 문질러 얇게 막을 입힌다. 그다음 마른 수건이나 휴지로 거울이 투명해질 때까지 꼼꼼하게 닦아낸다. 이때 물수건을 쓰면 코팅막이 씻겨 나가므로 반드시 마른 천을 써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거울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얇은 비누 코팅막이 생긴다. 비누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막아주어, 뜨거운 물을 써도 거울이 선명하게 유지된다. 코팅 효과는 보통 1~2주 정도 지속되므로, 욕실 청소를 할 때마다 마지막 단계에서 비누로 한 번씩 닦아주면 따로 김 서림 방지제를 사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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