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중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은 26억8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원화로는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470.6원) 기준 약 3조9400억원 규모다.
9월 이후 3개월 연속 순유입 기조가 유지됐다. 순유입은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보다 들어온 자금이 많았다는 뜻이다.
증권 종류별로는 외국인의 채권자금이 118억1000만달러 들어왔고, 주식자금이 91억3000만달러 빠져나갔다.
채권자금 순유입 규모는 2008년 집계 이래 월 기준 최대 기록이다. 주식자금 순유출은 올해 4월(-93억3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같은 흐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AI관련 기업에 대한 버블 논란과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종료,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등에 따른 것이다.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의 경우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 등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차익실현 매도가 겹쳐 큰 폭으로 순유출됐다"며 "채권자금은 외국인의 차익거래 유인이 커진 데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저가 매수세 등도 더해져 사상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가 주요 국가 통화 중 2개월 연속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거주지와 연기금의 해외 투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3.1% 하락했다. 전달(10월 1일~11월 11일)에도 원화 가치는 4.1%하락했는데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미국 달러화(DXY)가치가 지난달 1%, 일본 엔화는 확장 재정 우려에 1.2% 하락했는데 원화 가치는 더 추락했다. 신흥국인 브라질 헤알화(-1.8%), 인도 루피화(-1.4%), 튀르키예 리라화(-1.3%)보다도 하락 폭이 더 크다.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 등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거주자의 해외투자, 외국인의 국내주식 대규모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23bp(1bp=0.01%포인트)로 전월(24bp)보다 1b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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