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베테랑 철근공의 동생들, 현장서 안전관리 지적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 이틀째인 12일 실종자의 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실종된 철근 작업자 고모(68)씨의 동생 고대성(66)씨는 이날 광주 서구 치평동 사고 현장 인근에서 열린 브리핑 장소에 나타나 "현장에 안전통로가 하나도 없었다. 공사장인데 이렇게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다닐 수 있는 구조가 말이 되느냐"며 "안전만 조금 더 챙겼어도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막내동생 고성석(60)씨도 "완전히 부실시공"이라며 "안전불감증이 이렇게 심한 공사가 대한민국에 또 있겠느냐"고 시공사 관계자를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봤다며 "매몰된 작업자들의 위치가 어느 정도 드러난 것 같은데도 아직도 정확한 수색이 안 되고 있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성석씨는 또"붕괴 순간 지상 1층에 있던 작업자 5명은 도망쳤고, 2명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다 떨어지는 잔해에 머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머리를 맞은 장면 속 작업자가 형님인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설계상 구조 문제도 지적하며 "기둥과 기둥 사이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 아래에서 하중을 버티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며 "중간에 기둥 하나는 더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30년 넘게 철근 작업을 해온 베테랑인 형과 같은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성석씨는 "전날 밤 경기 용인에서 심란한 마음으로 곧바로 내려왔다"며 "나도 현장에서 일하지만 이런 식의 시공은 정말 아니다"고 말했다.
또 "형님은 이 업계에서 30년 넘게 오래 일해왔다. 광주월드컵경기장 공사도 참여한 분"이라며 "나 역시 형님에게 기술을 배워 철근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 대해선 "이제는 편안하고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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