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공직 사회의 기강 확립과 과학기술 투자 회복을 국가 흥망의 핵심 열쇠로 제시했다.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시장 경제도 꽃피울 수 있다는 ‘제도론’과, R&D(연구개발) 투자가 곧 성장 엔진이라는 ‘실용론’을 동시에 설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 작동해야 나라 흥해”…르완다 사례 들며 ‘민주주의-경제’ 연결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업무보고에서 “공직사회, 넓게 보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나라가 흥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며 공직자들의 책임감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마음과 자세,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실제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나라가 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 안정이 경제 발전의 선결 조건임을 강조했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제 모범국으로 꼽히는 르완다를 예로 들며 설명의 구체성을 더했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경우 르완다가 대표적 사례”라며 “우리는 르완다라고 하면 폭탄이 터지는 곳에서 울고 있는 흑인 아이를 떠올리는데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면 시장경제도 제대로 발전한다”고 역설했다.
◇“가장 중요한 건 승진…투명한 인사로 보답”
공직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당근’으로는 ‘공정 인사’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공무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짚어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여러분에게 제일 중요한 게 보직과 승진이지 않나. 조금 더 큰 역할, 영향력 있는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클 것”이라며 “물론 그중에는 골프를 치는 게 꿈이라거나 용돈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인사가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돼야 일할 의욕이 생긴다”며 예측 가능한 인사 시스템을 통해 공직자들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R&D 망각해 타격 입어”…前 정부 정책 우회 비판
이날 업무보고의 주무 부처인 과기부를 향해서는 ‘과학기술 입국’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R&D 예산 복원을 통한 재도약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도 세종이나 정조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과학기술자를 존중해 큰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대한민국도 논 팔고, 밭 팔고, ‘우골탑’(소를 팔아 만든 돈으로 만든 탑)을 쌓아서 자식들을 공부시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강국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회고했다.
최근의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은 (수험생들이) 의대를 주로 가느냐, 공대에 가느냐 등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어찌 됐든 중요한 것은 실용적 사고와 과학기술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R&D 예산 삭감 조치를 염두에 둔 듯한 뼈 있는 발언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한때 대한민국의 성장 발전의 토대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상당한 타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복구되고 있는 것 같다”며 과학기술 투자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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