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 미국 브로드컴이 11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 전망을 내놓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4.5% 하락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25회계연도 4분기(8~10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6분기에 걸쳐 출하될 AI 제품 수주 잔고가 730억달러라고 언급했으나 적잖은 투자자들은 이 수치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이 수치가 "최소치"라며 "향후 6분기 안에 더 많은 출하 주문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탄 CEO는 4분기에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으로부터 110억달러(약 16조2천억원)어치의 주문을 수주했다고 밝혔지만 AI 제품 판매로 인해 전체 마진은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로드컴은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6회계연도 AI 매출 전망치 발표도 보류했다. 탄 CEO는 내년 전망치를 두고 "움직이는 과녁과 같다"고 했다.
앞서 브로드컴은 4분기 실적 발표 성명에서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191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85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또한 분기 배당금도주당 65센트로 10% 늘렸다.
브로드컴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공동 개발 파트너다. 최근 AI 칩 업계에서 구글 TPU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이 80∼90%에 달하지만,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메타) 등 대형 AI 업체들이 구글 TPU를 엔비디아 GPU보다 더 저렴한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날 오라클 주가도 10.8% 급락하면서 주식 시장에 'AI 거품론'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전날 정규장 마감 후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과 클라우드 판매 매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모두 밑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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