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환경재단이 지난 20년간 접근이 제한됐던 갈대습지 인근 미개방 습지 97,971㎡(약 3만 평)에 대한 관리권을 안산시가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당 구역은 경계가 모호한 '공유수면'이라는 이유로 화성시의 통제를 받아왔으나, 재단의 이번 분석으로 행정 구역 경계 조정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 '하천법' 적용하니... "3만 평은 명백한 안산 땅"
▲ 안산환경재단이 분석한 하천 경계도. 2023년 경기도 고시에 따라 하천 중심선(파란 선) 좌측은 안산시 관할임이 확인된다.
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핵심 근거는 '2023년 경기도 고시'다. 경기도는 지난 2023년 시화호 상류 장전보에서 제수문까지의 구간을 기존 공유수면에서 '하천(동하천)'으로 변경 고시했다.
하천법 제2조는 지자체 간의 경계를 '하천의 최심선(가장 깊은 곳)'을 기준으로 구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 법리를 현장에 적용할 경우, 그동안 화성시 관리 구역으로 인식되던 동하천 좌측의 미개방 습지는 안산시의 하천관리구역으로 편입된다"고 설명했다.
■ 생태계 생명줄 '제수문', 공동 관리 길 열려
▲ 안산갈대습지로 물을 공급하는 제수문. 재단은 하천법을 근거로 안산시가 통제권의 50%를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재단이 이번 법적 근거 확보에 주력한 이유는 습지의 생존과 직결된 '물 주권' 때문이다. 현재 습지로 물을 공급하는 제수문은 화성시가 단독으로 관리하고 있어, 안산시는 필요시에도 물 공급을 주도적으로 할 수 없는 구조다.
재단 측은 "제수문이 닫혀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습지 바닥이 드러나는 육지화가 진행되고, 이는 갈대가 썩어 시화호 수질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하천 경계선 정중앙에 위치한 제수문에 대해 안산시가 50%의 관리권을 주장할 법적 명분이 마련된 만큼,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한 공동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실무 준비는 끝났다... 남은 건 행정의 의지"
▲ 굳게 닫힌 미개방 습지 진입로. 재단은 이번 법적 검토를 통해 20년 만에 이곳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채비를 마쳤다.
안산환경재단은 이번 법률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미개방 습지를 '도심 속 DMZ'로 보전하고 생태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홍희관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는 "재단 차원에서 관할권 회복을 위한 법적 검토와 실무적 분석은 모두 마쳤다"며 "이제는 안산시가 이 근거를 바탕으로 화성시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확정 지어야 할 단계"라고 밝혔다.
지역 환경 전문가들은 "2026년 화성시의 경기지방정원이 완공되기 전에 안산시가 명확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며 시 차원의 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이에 대해 화성시 측은 해당 구역의 관리권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양 지자체 간의 치열한 행정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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