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일제강점기 해방과 함께 태어난 기업이 있다. 올해 80주년을 맞은 허영인 회장의 SPC그룹이다. SPC그룹은 삼립과 샤니의 ‘S’(Samlip·Shany)와 파리크라상의 ‘P’(Paris croissant), 비알코리아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합친 이름이다.
12일 SPC그룹에 따르면 80년 전 ‘상미당’이라는 작은 제과점에서 시작해 현재 △삼립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쉐이크쉑 등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상미당은 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1945년 황해도 옹진에 처음 문을 연 제과점이다. 이후 더 큰 사업을 펼치고자 서울 을지로4가로 옮겨 운영하였다. 황해도와 달리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맛과 품질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故허창성 명예회장은 ‘무연탄가마’를 개발했다.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백탄의 10분의 1 가격이 안되는 가루연탄을 사용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우수한 품질의 빵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되자 고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작은 빵집이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건 1959년이다. 서울 용산에 ‘삼립제과공사(현 SPC삼립)를 설립하면서다. 이후 유통기한이 긴 비스킷을 전국에 유통시키며 사업을 확장했고, 1963년 서울 신대방동에 공장을 지어 양산빵 시대도 열었다. 이후1964년에는 국내 최초로 식빵 제조 자동화를 이뤄냈고, ‘크림빵’이 국내 최초로 비닐 포장으로 출시됐다. 구멍 송송 뚫린 빵 속에 입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하얀 크림이 특징인 크림빵은 출시 당시 아침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그 이후 삼립은 삼립호빵, 보름달 등 히트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국내 양산빵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이 질 좋은 빵을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하기 위해 삼립식품은 1972년 한국인터내쇼날(現 샤니)를 설립한다. 한국인터내쇼날은 고급 빵과 케이크를 주로 생산하며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1977년에는 샤니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1983년에는 차남인 허영인 회장이 대표회사로 취임하며 독자경영을 하게 됐다.
1980년대 경제 성장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급화되자, 샤니는 대량생산 빵 대신‘윈도우 베이커리’ 시장에 주목했다. 1986년 프랑스식 고급 빵 전문점 파리크라상1호점을 열어 호응을 얻었고, 이를 기반으로1988년 프랜차이즈형 파리바게뜨를 출범시켰다. 매장에서 굽기만 하면 되는 ‘베이크 오프(BAKE OFF)’ 방식은 소비자에게 갓 구워낸 신선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 베이커리 시장의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왔다.
또한, 허영인 회장은1985년 미국 연수 중 본 디저트 문화에 착안해 비알코리아를 설립, 1986년 명동·종로에 배스킨라빈스매장을 열었다. 이후 1994년에는 던킨과 제휴해 도넛 사업을 시작했으며, 셀프서비스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해 현재 국내 대표적인 도넛 브랜드가 되었다.
2002년, ㈜파리크라상은 IMF이후 법정 관리 상태였던 삼립식품을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2004년 SPC그룹을 공식 출범시키며 제과·제빵·디저트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주요 계열사로는 파리바게뜨·파스쿠찌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종합식품기업 SPC삼립, 배스킨라빈스·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가 있으며, 쉐이크쉑·잠바 운영의 빅바이트컴퍼니, 섹타나인, SPC GFS등이 그룹 내에 포함된다.
허영인 회장의 시선은 이제 세계로 향한다. SPC그룹의 주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캐나다·프랑스·영국·싱가포르 등 15개국에 걸쳐 670여 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빵집에서 출발한 SPC는 이제 ‘한국의 제과 기술로 세계인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상미당 80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새로운 비전인 ‘K파바’를 공개하고, 기념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9월 새롭게 문을 연 플래그십 매장 ‘광화문1945점’에서 K파바 한정판 제품을 판매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은1988년 파리바게뜨가 첫 매장을 열었던 곳이다. ‘광화문1945점’은 1945년 문을 연 상미당과 현재·미래의 파리바게뜨가 만나는 공간이다. 파리바게뜨는 ‘광화문1945점’을 통해80년 헤리티지와 K베이커리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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