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스는 최근 집속초음파(HIFU) 장비 ‘슈링크 유니버스’와 모노폴라 고주파(MRF) 장비 ‘볼뉴머’의 중국 임상을 마무리했다. 볼뉴머는 현지 임상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슈링크 유니버스 역시 이달 모니터링을 거쳐 내년 초 임상 결과 보고서를 도출한 뒤, 곧바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클래시스는 NMPA 심사 강화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연구소와 품질인증본부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임상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데이터 신뢰도 제고는 물론 품질관리 고도화와 문서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중국 인허가 획득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예상되는 클래시스는 중국 진출을 통해 또 하나의 신규 성장축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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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조원 거대 시장, 개화기 들어선 EBD 시장이 기회
중국상업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미용 의료 시장 규모는 3072억 위안(약 61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클래시스는 슈링크 유니버스와 볼뉴머가 중국 인허가를 획득할 경우 2030년까지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용 의료 시장 자체는 거대하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엄격한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 탓에 EBD 시장은 이제 막 개화기에 들어섰다. 인허가를 받더라도 까다로운 의료진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대중화 작업도 필수 요소로 꼽힌다. 이는 아직 뚜렷한 선도 기업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점이 클래시스가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EBD는 각 국가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엄격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허가 이후에도 사용자인 의료진의 신뢰 형성, 소비자 경험 축적, 브랜드 대중화 등 단계별 성장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슈링크 유니버스가 속한 HIFU 기술만 보더라도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인 페닌슐라(Peninsula)가 지난 10월 말 처음으로 인허가를 획득했고 이 장비가 중국 EBD 시장 개화의 출발점이 됐다”며 “이는 중국 규제 당국이 HIFU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공식 인정한 첫 사례로 현지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닌슐라 HIFU 장비가 중국에서 먼저 인허가를 받고 출시된 상황이지만 슈링크 유니버스가 가세하면 페닌슐라 제품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슈링크 유니버스는 미국·유럽을 비롯한 해외 수십 개국에서 이미 풍부한 임상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혁신성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반면 페닌슐라 제품은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인허가를 받았고 주요 해외 시장에서 인허가를 확보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클래시스는 중국 EBD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인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과제로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중국 시장 조사와 유통·마케팅에 최적화된 대리점 발굴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회사와 대리점,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커지는 글로벌 장비 수요, K-미용시술 선호도도 ‘호재’
내년 중국 시장 출시가 유력한 볼뉴머 역시 중국 모노폴라 고주파 장비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노폴라 고주파 장비는 사실상 써마지가 유일하다. 써마지는 캐나다 바슈 헬스(Bausch Health Companies Inc.) 그룹 자회사이자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인 솔타 메디컬(Solta Medical)이 개발한 제품으로 전해진다.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써마지는 2009년 인허가를 획득한 뒤 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바우쉬 헬스 공시에 따르면 솔타 메디컬의 2024년 매출은 4억4000만달러(6500억원)로 매출 대부분은 써마지를 비롯한 에너지 기반 안티에이징 장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써마지 외에 글로벌 브랜드 장비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수요가 꾸준히 높다는 점은 볼뉴머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모노폴라 고주파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 가운데 써마지 브랜드만이 오랜 기간 중국에서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사용돼 왔다”며 “소비자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보니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유통되는 브랜드 폭이 아직 넓지 않아 글로벌 브랜드 경험에 대한 니즈가 크다”며 “중국 현지에서는 클래시스 볼뉴머와 슈링크 유니버스의 허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자의 한국 미용의료 시술에 대한 높은 선호도 역시 클래시스의 중국 시장 선점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미용의료 시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의료 관광객이 크게 늘었고 한국에서 시술을 경험한 이들이 귀국 후에도 한국식 미용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한국에서 미용 시술을 경험한 의료 관광객들이 중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식 미용 시술에 대한 니즈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위한 정기적인 피부 관리, 전문 의료진이 제공하는 수준 높은 미용의료 시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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