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보험업계 결산] ② 손보업계는 '변곡점'…리스크 관리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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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보험업계 결산] ② 손보업계는 '변곡점'…리스크 관리 핵심 변수

한스경제 2025-12-12 08:06: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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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수익성 경고음이 올해 들어 한층 더 짙어지고 있다.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이 동반 악화하며 본업 체력이 흔들리자, 외형 성장만으로는 실적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사진/쳇 gpt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수익성 하락이 올해 들어 한층 더 짙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동반 악화하며 본업의 체력이 흔들리자, 외형 성장만으로는 실적을 지탱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대 이에 손해보헙업계는 비용 효율화와 정교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영 전략 전환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한 이후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영업 구조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체계로 재편되고 있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체계에서는 장기보험 손익률·보험계약마진(CSM) 관리·주요 계리적 가정(해지율·위험률·사업비율·할인율 등) 등의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정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실적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주요 손해보험사(손보사)들은 수입보험료 증가로 외향을 커졌지만 실질적인 순이익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1~9월 손보사 경영 실적. 그래프=이지영 기자
2025년 1~9월 손보사 경영 실적. 그래프=이지영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9월 보험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31개사를 합친 전체 당기순이익은 6조46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6%가 줄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4조97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6%가 급감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29.4%가 증가한 3조87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손보업계는 지난해 대비 6.3%(5조5472억원)가 증가한 93조9659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상품 종류별 수입보험료는 장기보험이 7%(3조5829억원)·일반보험이 4.2%(4814억원)·퇴직연금이 16.9%(1조7626억원) 증가했지만, 자동차보험은 1.8%(2797억원)나 줄었다. 이에 수익성 지표도 부진했다.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손보업계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2%와 13.98%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77%포인트(p)와 3.28%p 하락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보험영업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금리 안정과 평가이익 증가로 투자손익이 개선되면서 일정 부분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는 보험료 인하 흐름이 이어지는 데다 호우·폭염 등 자연재해에 따른 사고가 증가하면서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인하됐다. 평균 인하율은 2022년 1.2%·2023년 1.9%·2024년 2.5%였으며 올해도 손보사 평균 0.8%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반면 정비수가는 매년 오름세를 이어가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률은 2.7%에 달한다.

이에 손해율 악화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9월 기준, 5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2%로, 지난해 동기 대비 7.1%포인트p 상승했다.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대 초반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당수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에서 사실상 적자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4분기 손해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사들조차 연간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손보업에서는 내년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보험료 인하 기조와 비용 상승이 장기간 맞물리며 ‘역마진 구조’가 고착된 만큼, 수익 방어를 위해선 요율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고손해율 시대…"손보사, 정밀한 언더라이팅·리스크 평가 능력 경쟁력으로"

국내 손보업계가 최근의 손해율 상승이 일시적 변동이 아닌 구조적 비용 증가로 판단하면서, 수익성 회복을 위한 전방위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외형은 커졌지만, 의료 이용 증가와 고령화 요인이 맞물려 위험손해율이 상승하자 ‘리스크 관리 역량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건강·간병 중심 상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정밀한 언더라이팅과 리스크 평가 능력이 실적의 분기점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이나 운용수익 개선만으로는 고착된 손해율 구조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본다. 인수·요율 체계 재설계, 전사적 리스크 관리 강화, 디지털 기반 비용 절감, 포트폴리오 재편 등 실질적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사고 증가와 정비·부품비 상승과 같은 시장 변동성을 요율에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언더라이팅 정교화는 물론 고위험군의 인수 제한과 위험도별 요율 차등화가 강화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체계 역시 선제적 감시를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사후 대응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손해율·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을 종합 점검하는 내부 리스크 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금 청구·심사 자동화, 손해사정 고도화, 사고 예방 서비스 등 디지털 기반 비용 통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상품·채널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업계가 손해율 안정성이 높은 사업 라인을 확대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 기반을 다층화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손보사들도 업체별로 이 같은 체질 개선을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손해율 기반의 인수 심사 체계를 정교화하고 우량 담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상품·채널·보상 등 전 부문의 효율화를 통해 CSM 배수와 총량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수익 기여도가 높은 종합보장형 상품의 비중을 확대해 이를 핵심 축으로 삼는 동시에, 가족 결합 할인·무사고 전환 혜택과 같은 유지율 개선 장치를 고도화해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 상태·생활습관 등 위험 요인을 세분화해 보험료를 산출하고 사회·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상품 혁신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안정적 수익 기반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내수 기반이 견고한 상해·질병·운전자 담보 등 가계 중심의 장기손해보험은 경기 민감도가 낮아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은 점이 안정성 요소로 꼽힌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원수보험료는 8조93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가 증가했다. 보종별로 살펴보면, 장기보험이 7조58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3%가 늘었다. 자동차보험은 5890억원에 일반보험이 76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와 4.1%가 늘었다.

DB손해보험은 해외 확장과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특화보험사인 포르테그라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보험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포르테그라는 미국 전역과 유럽 8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지난해 원수보험료 31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 매출 19억7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DB손보가 선진 리스크 관리 체계와 현지 언더라이팅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베트남을 잇는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잇는 투트랙 공략이 구체화되면서 글로벌 확장 전략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해상은 고마진 장기보장성 보험의 비중 확대를 통해 CSM 확보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분기 CSM 전환배수가 대형보험사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미래이익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단기 손해율 충격이 장기 수익성의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되면서 언더라이팅 통제력 강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초를 손보사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과 자동차보험 수익성 변동, 의료비·자연재해 부담 확대 등 복합 리스크가 실적을 압박하는 가운데 킥스 관리 능력이 곧 실적 방어력으로 직결되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변동성과 주식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칠 경우, 투자환경이 흔들릴 수 있으며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보험 본연의 수익성을 회복·유지하는 것이 손보사의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구조적 손실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며, "손해보험업계의 향후 경쟁력은 단순한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포트폴리오· 비용 구조까지 포함한 체질 개선의 여부가 좌우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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