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맞이하는 위기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최근 라리가에서 이어진 부진은 감독 교체설까지 불러왔고, 팬들의 불만 역시 정점에 달했다.
그러나 글로벌 스포츠웹진 디애슬레틱은 11일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전 패배 속에서도 알론소 체제가 아직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분석한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경기력과 분위기에서는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 맨시티전 졌지만 ‘즉시 경질론’ 잠재운 경기
레알 마드리드는 맨시티에 1-2로 패했지만, 이날 베르나베우는 며칠 전 셀타 비고전 참패 때와는 달리 팀에 대한 냉소와 분노로 가득 차 있지 않았다. 경기 초반 레알은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맨시티 수비를 흔들었고, 비니시우스의 페널티킥 유도 장면과 호드리구의 선제골은 팀이 다시 집중력을 되찾았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특히 디애슬레틱은 “선수들이 감독을 떠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수단 내부 비판론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경기장에서 드러난 태도는 전혀 달랐다. 호드리구는 긴 부진을 끊는 득점을 터뜨리자마자 알론소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했고, 이는 선수단이 아직 감독과 함께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물론 고질적 약점은 여전했다. 벨링엄과 쿠르투아의 실수가 겹쳐 동점골을 허용했고, 이어 뤼디거의 불필요한 파울로 페널티까지 내준 장면은 최근 경기력 하락의 단면이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주전 8명이 빠진 상황을 고려하면, 경기력이 완전히 무너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 빅매치에서만 살아나는 집중력… 알론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알론소 감독의 레알은 강팀을 상대할 때는 강한 집중력과 압박을 보여준다. 맨시티전에서도 후반 막판까지 공격 자원을 총동원하며 동점골을 노렸고, 경기 분위기도 살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정신력과 에너지가 라리가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는 좀처럼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애슬레틱은 알론소의 가장 큰 과제로 “경기 간 편차를 줄이는 것”, 즉 빅매치뿐 아니라 매 경기 같은 강도와 집중력을 유지하는 점을 지적한다. 알론소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직 다음 경기가 걱정될 뿐”이라며 일관되게 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인정했다.
전술적 혼선도 여전한 문제다. 알론소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시절의 수동적 역습 축구에서 벗어나 더 능동적인 팀을 원해 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선택은 다시 수비적 접근을 활용하는 쪽에 가까워졌고, 이는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등 일부 선수에게는 적합하지만, 깊이 내려서 수비하는 팀을 상대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곧 다가올 알라베스전이 바로 그런 유형의 경기다.
■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지만 즉시 해고 분위기도 아니다
레알은 최근 8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치며 올시즌 라리가 우승 경쟁에서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져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알라베스전마저 놓친다면 감독의 입지는 급속도로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구단 내부 관계자들의 분위기는 당장은 ‘경질’보다는 팀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패배 속에서도 선수단의 반응, 경기력의 회복 조짐, 그리고 베르나베우의 반응 등을 보면 알론소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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