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 라면과 함께 K-푸드 대표 수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김 수출액은 지난 20일 기준 10억 1500만달러(약 1조 5000억원)로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연간 김 수출액은 2023년 7억 9300만달러에서 지난해 9억 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 태국, 러시아에서 한국 김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는 한국 김의 국제 규격화를 추진하면서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 총회에서 김 제품의 세계 규격화를 위한 신규 작업 개시 승인이 이뤄졌다. 김의 품질과 위생, 표시, 시험법 등에 대한 국제 기준이 마련되면 김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두가 김 수출 확대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때 노 회장은 차분하게 김 산업의 현실을 짚었다. 현재의 가공 및 유통 인프라 시설로는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마른김·조미김 수출업체 973곳 중 929곳(95.6%)이 중소기업이다.
노 회장은 “올해 초(1~5월) 물김 작황이 좋아 지난해 39만톤(t)에 비해 위판량이 57만t까지 큰 폭으로 늘었지만, 그렇게 애지중지 키웠던 물김 1만여t이 대량 폐기됐다”며 가공과 유통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회장은 김 산업의 가공·유통 인프라 시스템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종합식품기업 오리온과 손을 잡았다. 수협중앙회와 오리온은 각각 300억원씩 출자해 ‘오리온수협’을 설립기로 했다. 수협이 마른김 등 수산물 원물을 오리온수협에 공급하고, 오리온수협은 이를 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수협의 원물 공급 능력과 오리온의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통해 김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그는 “물김 폐기 사태가 다시 재현되지 않도록 물김에 대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소규모 업체에 피해가 가는 일은 일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 회장은 ‘제2의 김’으로 ‘활 수산물’을 눈여겨보고 있다. 수산물 소비 대국인 일본에서 한국 전복, 넙치 등 활 수산물 반응이 뜨겁다. 일본은 한국 최대 수산물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한다.
노 회장은 “일본에 처음으로 활 수산물을 수출한 2021년(3억원)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14배 급증한 50여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에 수협은 지난 3월 일본 오사카에 무역사업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판촉 활동에 나섰다. 오사카사업소는 활 수산물을 취급하는 현지 구매자와 거래 규모를 확대하고, 신규 구매자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등 물량 확대와 품목 다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산물 수출 및 유통 거점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와 지자체, 정부와 연계 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일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노 회장은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한 신선 수산물 교역의 이점을 활용해 앞으로 활어뿐만 아니라 선어와 냉동수산물로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우수한 한국 수산물을 널리 선보이는 창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회장은 일각에서 요구하는 수협중앙회 부산 이전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수협의 구성원들인 전국 15만 조합원들과 91개 회원조합들의 의견 수렴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