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획 4] LS 지분매각의 '숨은손' 호반산업...김민성 부사장의 홀로서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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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획 4] LS 지분매각의 '숨은손' 호반산업...김민성 부사장의 홀로서기인가

CEONEWS 2025-12-12 01:3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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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주식 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한 주인공은 장남 김대헌 사장이 이끄는 호반건설이 아니라 호반산업의 김민성 부사장이었다. 호반그룹 2.0시대를 여는 첫 신호탄인가?
LS 주식 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한 주인공은 장남 김대헌 사장이 이끄는 호반건설이 아니라 호반산업의 김민성 부사장이었다. 호반그룹 2.0시대를 여는 첫 신호탄인가?

[CEONEWS=최재혁 기자] "형님(호반건설)인 줄 알았더니 아우(호반산업)였다." 최근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호반그룹의 LS 지분 매각 및 차익 실현 과정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당초 시장에서는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대헌 사장이 이끄는 호반건설이 이번 투자의 주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주인공은 차남 김민성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산업'이었다. 단순한 투자 차익 실현을 넘어, 이번 거래는 호반그룹의 후계 구도와 계열 분리 시나리오를 읽을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되고 있다. CEONEWS는 호반산업이 LS 지분 매각을 주도한 배경과 이를 통해 드러난 김민성 부사장의 독자 노선, 그리고 호반그룹의 미래 승계 지형도를 심층 분석했다.

■왜 '호반건설'이 아닌 '호반산업'이었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호반건설)

호반그룹이 간판 계열사인 호반건설 대신 호반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철저히 계산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관리, 풍부한 현금 유동성 활용, M&A 역량 강화라는 세 가지 노림수가 숨어 있다. 우선 건설업계 전반에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다. 주택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호반건설과 달리, 호반산업은 대한전선 인수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그룹 차원의 유동성을 주택 사업에 묶어두기보다,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호반산업을 통해 '치고 빠지는' 유연한 운용을 택한 것이다. 호반산업의 'M&A DNA'도 한몫했다. 호반산업은 이미 대한전선 인수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굵직한 딜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이번 LS 지분 매입과 매각 과정에서도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시장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진입했다가 적기에 차익을 실현하는 민첩함을 보여줬다. 이는 호반산업이 단순한 시공사를 넘어 투자형 지주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두 계열사 모두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호반산업의 행보는 투자 회사에 가까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감각적"이라며 "LS 지분 거래는 호반산업이 그룹 내에서 '캐시카우(Cash Cow)'와 '신사업 발굴'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 '차남' 김민성 부사장의 급부상

김민성 호반산업 부사장
김민성 호반산업 부사장

이번 딜의 또 다른 핵심은 차남 김민성 부사장의 존재감 확대다. 호반산업은 김 부사장이 지분 41.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실상 그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 호반산업의 성과는 곧 김 부사장의 경영 성과로 직결된다. 김 부사장은 대한전선 인수를 통해 그룹의 체질 개선을 주도한 데 이어, 이번 LS 지분 투자를 통해 재무적 감각까지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과는 최근 단행된 그룹 인사에서 그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호반그룹의 스포트라이트가 장남 김대헌 사장과 호반건설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김민성 부사장과 호반산업이 또 다른 권력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김상열 회장이 두 아들에게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경쟁과 협력을 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자발적' 지주사 전환, 계열 분리를 위한 포석인가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

호반산업의 최근 행보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지난 8월 시작된 '지주사 전환'이다. 호반산업이 보유한 대한전선 등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가 급등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자산 요건을 충족해 강제(비자발적) 지주사 전환 절차를 밟게 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전화위복, 혹은 예견된 수순으로 해석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필연적으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이는 향후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호반그룹의 승계 시나리오는 장남 김대헌 사장이 호반건설을 중심으로 건설·주택 부문을, 차남 김민성 부사장이 호반산업을 중심으로 전선·토목·미디어 등 신사업 부문을 맡는 '형제 경영' 혹은 '계열 분리'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호반산업의 지주사 전환은 김민성 부사장이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데 강력한 법적·제도적 발판이 된다. 지주사로서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함으로써, 형인 김대헌 사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김민성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호반 2.0' 시대, 형제의 경쟁은 시작됐다

LS 지분 매각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호반그룹 내부에서 권력의 이동과 자본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호반산업은 더 이상 호반건설의 서브 파트너가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과 M&A 경험, 그리고 지주사라는 법적 지위까지 확보하며 독자 생존을 넘어 그룹의 확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그 운전대는 김민성 부사장이 잡고 있다. 실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한 차남의 반격,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본업인 건설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장남. 호반그룹의 후계 구도는 이제 막 2막에 접어들었다. 시장은 호반산업이 벌어들인 차익보다, 그 돈을 움직인 주체와 그 속에 담긴 의도에 더 큰 주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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