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시즌 12에서 보고 싶은 무대는?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쇼미더머니] 시즌 12에서 보고 싶은 무대는?

에스콰이어 2025-12-12 00:00:04 신고

3줄요약

〈쇼미12〉에 바라는 것


“〈쇼미더머니〉가 마련한 양적 성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대중음악 웹진 ‘이즘’의 편집장을 지냈던 장준환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의 말이다. 단,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그는 “유행의 눈초리와 등용문의 압박에서 벗어나 뮤지션들이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앨범으로 국내 힙합의 자생력을 다지기 시작한 지금, 갑작스러운 〈쇼미〉의 복귀가 힙한 신을 다시 산업 논리가 지배하는 모습으로 만드는 건 아닐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쇼미〉의 파급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장르 음악 시장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건 〈쇼미〉뿐이다. 시즌 3에서 바비가 선보인 ‘연결고리#힙합’을 시작으로 미션 곡이었던 ‘거북선’, 비와이의 ‘Forever’가 순식간에 차트를 점령하는 걸 보며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흔히 말하는 거물급 래퍼들도 〈쇼미〉의 파급력에 편승하기 시작하면서 ‘N분의 1’ ‘Good Day’ ‘회전목마’ 등 히트곡이 대거 쏟아졌다. 베이식이 “〈쇼미〉 끝나고 3개월 지나면 다 똑같아”라고 꼬집긴 했지만, 뒤집어 말하면 그 3개월 동안은 수많은 래퍼가 각종 행사와 SNS를 장식한다.

인스타그램 매거진 ‘NUGS’을 운영하는 작가 겸 DJ 최승인은 이제 〈쇼미〉를 활용하는 방법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쇼미 특수’를 이용해 힙합 레이블들이 인지도와 금전적인 면에서 이득을 봤어요. 그런데 2020년대엔 프로그램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래퍼들이 재미를 못 보고 있죠.” 〈쇼미12〉가 돌아오기로 결정된 지금, 그가 제안하는 성공 공식은 간단하다. 1등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무대 하나하나를 자신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머쉬베놈, 다민이, 머드 더 스튜던트가 우승을 하지 못했어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좋은 사례처럼 말이다.

365LIT의 무대에 USB가 함께 이름을알릴 수 있다면, 풀릭의 파이널 무대에 XXK가 등장한다면 힙합 고인물에겐 감탄을, 대중에겐 신선함을 줄 수 있다. 〈쇼미10〉에서 머드 더 스튜던트가 바밍 타이거를 소환했다면 아마 이찬혁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쇼미〉가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시즌 11까지 이끌어오며 ‘해볼 것 다 해본’ 〈쇼미〉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이 남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제언을 하자면, 지난 10여 년간 높아진 리스너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누구나 아는, 화제성 높은 인물을 깜짝 게스트로 초청하는 게 아니라 참가자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아티스트를 무대 위로 불러내야 한다. 365LIT의 무대에 USB가 함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면, 풀릭의 파이널 무대에 XXK가 등장한다면 힙합 고인물에겐 감탄을, 대중에겐 신선함을 줄 수 있다. 〈쇼미10〉에서 머드 더 스튜던트가 바밍 타이거를 소환했다면 아마 이찬혁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공연 기획 차원에서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스튜디오를 벗어나 라이브 클럽 미션을 보고 싶다. 요즘 젊은 리스너들은 라이브에 열광한다. 옆 동네 밴드 신만 보더라도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쇼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밴드 음악이 대중을 파고든 것처럼, 랩으로 관중을 압도하는 래퍼의 카리스마는 라이브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존의 〈쇼미〉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쾌감을 선사할 수 있다.

라이브를 잘하는 것은 음악가의 본질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지는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세트장에서 〈오징어게임〉의 저금통에 돈을 채우는 것처럼 돈이 올라가는 것도 흥미롭지만, 실제로 공연을 즐긴 뒤 퇴장하며 투표하는 게 진정성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렇게 라이브의 맛을 본 사람들이 〈쇼미〉가 끝난 후에도 래퍼 공연에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힙합 공연의 수는 줄었고, 랩하우스 시리즈 공연 같은 존재가 소중해졌다. 나이를 먹어도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에너지로 관중을 쥐락펴락하는 이센스나 퍼포먼스와 에너지로 관중을 움직이는 힙노시스 테라피 외에도 라이브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래퍼는 많다. 이번에 각자의 역량을 증명할 기회를 좀 더 만들었으면 한다.


이번 시즌 기대되는 래퍼 - 1

LUCI GANG 루시갱은 이미 두 장의 정규 앨범과 다수의 싱글을 선보인 래퍼다. 그녀의 매력은 〈랩:퍼블릭〉에서도 조금 드러났지만 여전히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더 많다. 곡마다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녀라면 시간에 쫓기고 변수가 많은 〈쇼미〉에서도 유연하게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매 시즌 주목받는 여성 래퍼가 한 명씩 등장했던 걸 보면, 이번엔 루시갱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기대되는 래퍼 - 2

QM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 단기전에서는 아무래도 깊이보다는 기술적인 면모나 (성량을 비롯한) 피지컬이 통할 수밖에 없는데도, 그가 이전 시즌에서 비교적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그가 기술과 피지컬에서 밀린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경연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이 가진 능력,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을 효율적이고 능숙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첫 시즌에서 그 정도 퍼포먼스를 냈다면 다시 치르는 이번 시즌에는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천하는 역대 〈쇼미〉 무대

SEASON 10 '08베이식' 시즌 4에서의 우승도 인상 깊었지만, 시즌 10에서 다시 참가자로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다. 우승자의 격을 보여준 1차 예선과 다소 주춤했던 예선도 인상 깊은 장면이지만 굳이 ‘08베이식’을 꼽은 건, 가사 전반에 담긴 그의 절절함과 솔직함 때문이다. ‘랩 차력쇼’라고 불리는 그의 화려한 랩 실력에서 한 걸음 물러나 가사를 곱씹으면 그가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다시 〈쇼미〉에 나올 수밖에 없던 이유를 알 수 있다.


who’s the writer

박준우는 한국대중음악상 사무국장으로 시상식을 제작하며 다른 공연, 페스티벌 기획에도 참여한다. 인디 뮤지션을 소개하는 〈온스테이지〉와 EBS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 〈스페이스 공감〉 선정위원을 했고, '한국대중음악상' 랩&힙합 분과에 있었다.

Copyright ⓒ 에스콰이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