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다시 한 번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8일 보도에서 각국의 원전 개발 열기가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탈탄소 정책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원전이 다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64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며 110기가 추가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원전 확대의 핵심 연료인 우라늄 공급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우라늄 수요가 2030년까지 약 8만6천 톤으로 증가하고, 2040년에는 1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예상 수요 대비 1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요 증가로 우라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캐나다 광업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75.80달러로, 4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우라늄 공급망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캐나다, 나미비아, 호주 등 몇 개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취약하다.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전환 능력의 22%, 농축 능력의 44%를 보유하고 있어 서방 기업들의 우라늄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제한 조치도 시행됐지만, 여러 면제 조항으로 인해 실제 조달 차질은 2027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우라늄 수요가 기존 및 계획된 생산 능력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공급 부족 우려는 계속되고 우라늄 가격 상승 압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세계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원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30년까지 2.7배 늘어나 전체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라늄 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우라늄 가격이 더 올라야 신규 공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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