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수사기간이 만료되는 김건희특검과 내란특검이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김건희특검은 11일 김건희씨를 9번째 소환해 종묘 차담회 의혹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가 건넨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는 28일 수사 종료 전 마지막 대면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내란특검은 이날 내란 가담과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장관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완규 전 법제처장,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정진석 전 비서실장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들도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통일교 여권 로비 의혹'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김건희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여야 정치인 5명이 연루돼 있다는 진술을 청취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편파수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건희, 9번째 특검 출석…종묘차담회·김기현 배우자 명품백 수수 등 일괄조사
김건희특검은 11일 김건희씨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오는 28일로 수사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는 마지막 대면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특검은 종묘 차담회 의혹을 비롯해 해군 선상 파티 관련 국가자산 사적 유용 의혹,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가 건넨 로저비비에 가방 등 금품 수수 의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등을 일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종묘 차담회 의혹은 김씨가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지난 2023년 9월3일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4일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은 김씨가 김 의원의 배우자 이아무개씨로부터 3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김 의원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에 당선되는 과정에서 김씨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 선상 파티 의혹은 2023년 8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름 휴가 기간 해군 지휘정인 귀빈정에서 파티를 벌였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선상 파티 계획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11일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한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선거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통일교 청탁 의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팀은 지난 3일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1월 28일 내려질 예정이다.
특검 "윤영호, 여야 정치인 5명 진술" 확인…'편파수사' 반박
김건희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조사할 당시 그가 진술한 여야 정치인은 5명이라고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측 정치인도 지원했고, 이 사실을 특검팀에 말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앞서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민주당 소속 정치인을 포함해 여야 정치인 여럿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접촉한 정치권 관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JTBC에 따르면 특검 수사보고서에 '금품수수 혐의'가 적시된 사람은 전재수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김규환 전 의원 3명이다.
정동영 장관과 나경원 의원은 '금품수수 혐의'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은 수사 보고서에 기록만 남기고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지난 9일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그러자 야권을 중심으로 특검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노수 특별검사보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 수사란 말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사안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수사팀 내 어떠한 이견도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이 사안에 대해 수사하지 않은 게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수사라는 취지의 보도나 주장이 잇따르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단지 해당 진술 사안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특검, 이준석 12일·한동훈 18일 출석 통보
김건희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게 오는 12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인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등의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통화녹음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에 대한 이 대표의 증거자료와 진술이 필요한 데다 이 대표 본인도 당시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인 만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작년 총선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 전 대표에게 오는 18일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한 전 대표 역시 특검 출석을 거부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지난 8월부터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3회 보냈으나 한 전 대표는 모두 응하지 않았으며, 전날 출석요구서도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는 특검팀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특검팀 브리핑 직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일과 시간이 아닌 새벽, 심야, 공휴일 등 모든 가능한 시간대를 열어두고 출석 일정을 다각도로 제안했으며 변호인 입회가 보장된다면 즉시 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전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조율 노력에도 특검 측은 제안된 시간을 모두 거절한다는 입장만을 회신했다"며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충분했음에도 현실적인 협의 없이 특정 일자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출석하지 않은 것처럼 비치는 언급을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내란특검, 박성재 내란혐의 기소…최상목·정진석 등 직무유기 기소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은 11일 '내란 가담·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하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및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 등을 지시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김건희씨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부적절한 청탁을 받고,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됐다.
특검팀은 '헌법재판관 미임명·지명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정진석 전 비서실장,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도 재판에 넘겼다.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이후 국면에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한 전 총리와 김 전 수석, 정 전 실장, 이 전 비서관 등은 이후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절차 없이 함상훈·이완규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혐의(직권남용)도 있다.
'안가회동' 관련 위증 의혹과 관련해 이완규 전 법제처장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한 전 총리의 재판 허위 증언 의혹과 관련해 최 전 부총리를 위증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내란특검은 오는 14일 수사 기간이 종료된다. 15일 조은석 특검이 직접 수사결과에 대한 발표를 한 뒤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수사본부 또는 수사 기간이 남은 김건희 특검으로 이첩할 예정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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