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함부르크 시절 손흥민의 절친한 친구로 한국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톨가이 아슬란이 아시아 무대에서 때아닌 드잡이를 벌였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일본 히로시마의 에디온 피스 윙 히로시마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 산프레체히로시마가 상하이선화에 1-0으로 이겼다. 히로시마는 3승 2무 1패로 승점 11점을 달성하며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아슬란은 유럽 무대에서 오랫동안 뛰어온 선수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고,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함부르크에서 생활했다. 이 시기 두 살 어린 손흥민과 더불어 함부르크 간판 유망주로 꼽히며 프로 초창기에 우정을 쌓았다. 2023-2024시즌을 마치고 토트넘이 포스트 시즌을 할 때 맬버른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손흥민은 맬버른시티의 아슬란이 왔다는 소식에 목욕수건만 두르고 뛰쳐나와 포옹하며 화제를 모았다.
함부르크 시절에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선수로 뤼트 판니스텔로이와 함께 아슬란을 뽑았던 손흥민은 포스트 시즌 투어 당시 “내 친구가 멜버른에서 뛰고 있어 나를 보고 싶어 한다. 올해 여기서 다시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아슬란은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슬란은 함부르크 이후 튀르키예 베식타스와 페네르바흐체, 이탈리아 우디네세를 거쳐 2023년 여름 맬버른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호주 A리그를 떠나 일본 J리그의 히로시마에 입성하며 아시아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데 아슬란이 최근 경기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슬란은 상하이선화와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는데,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다가 뒤를 돌아보더니 터널 안에서 잠시 멈춰섰다. 경기 중 말다툼을 했던 상하이선화 미드필더 가오톈이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아슬란은 가오톈이가 들어오자 그를 밀쳤고, 가오톈이가 자신의 유니폼을 잡자 따라서 상대 유니폼 뒷덜미를 잡으며 머리를 맞댔다. 뒤따라오던 양 팀 선수들은 두 선수가 싸울 기세로 달려들자 급하게 그를 떼어냈고, 아슬란은 상하이선화 사람들과 추가로 몸을 부딪히며 전투 태세를 갖췄으나 주심의 저지로 싸움이 격화되지는 않았다.
해당 소식은 튀르키예 매체 등으로 퍼져나가며 화제를 모았다. 다만 튀르키예와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을 뿐인 아슬란이 생소했던 튀르키예 축구팬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되물었고, 아슬란의 사정을 아는 팬은 ‘그는 독일인’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아슬란은 후반 10분에 교체됐고, 히로시마는 후반 33분 나온 아라키 하야토의 득점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사진= 튀르키예 매체 'Haberler', 호주 A리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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