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지정 취소 우려…교통대 "절차 따라 통합 추진 이어갈 것"
(청주·충주=연합뉴스) 김형우 박건영 기자 =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이 국립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이 구성원들 반대로 무산 위기에 놓이자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고 총장은 11일 대학 구성원들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저는 지난 3∼4일 있었던 구성원 투표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총장직을 사직하고자 한다"며 "구성원들은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세한 내용은 오는 15일 서한문으로 대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4일 진행된 교통대와의 통합 찬반투표 결과 충북대에선 내부 3주체(교수·직원·학생)가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교통대는 3주체 모두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 같은 결과에 교육부는 두 대학의 통합을 결정지을 최종(11차) 통합심의위원회 개최를 취소했다.
이어 충북대 학장협의회와 교수회 등은 통합 작업을 이끈 고 총장에 대해 사퇴 압박에 나섰다.
충북대 학장협의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내 "이번 투표는 지난 2년 반 동안 이어진 일방적 대학 운영과 소통 부재에 대한 구성원들의 준엄한 평가"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충북대 구성원들의 반대로 통합 논의가 중단된 데다 통합을 주도해 온 고 총장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두 대학 간 통합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충북대와 교통대는 물리적 통합을 전제로 2023년 11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6월 통합에 합의한 뒤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했다.
글로컬대학 30은 교육부가 2027년까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비수도권 대학 30곳을 지정해 5년 동안 학교당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두 대학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해 지난 5월 글로컬대학 30 사업 연차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고, 이번에도 통합 승인이 불발돼 내년 평가에서도 등급 상향이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차례 이상 D등급 평가를 받으면 글로컬대학 지정이 취소되고, 그간 받았던 관련 사업비도 반환해야 한다.
교통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 "(우리는) 통합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합 추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충북대의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충북대의 신중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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