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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주력 프리미엄 라인인 ‘일품진로 25’의 전년 대비 판매 성장률은 2024년 약 125%, 2025년 약 117%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식음료(F&B) 업계에서 신제품이 아닌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이 연이어 100% 이상의 ‘더블링(Doubling)’ 성장을 기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이러한 파죽지세의 배경에는 최근 주류 시장의 핵심 키워드인 믹솔로지(Mixology)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가 맞물려 있다. 지난해까지 고가 위스키가 주도하던 하이볼 시장은 고환율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저항선에 부딪혔다. 이 틈을 타 일품진로가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기주(Base)로 급부상했다.
한 주류 유통 관계자는 “이자카야나 다이닝 바에서 위스키 하이볼 대신 일품진로 토닉 세트를 찾는 2030 소비자가 압도적으로 늘었다”며 “위스키의 오크 향과 증류식 소주의 깔끔함을 동시에 원하는 수요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의 치밀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도 주효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25를 중심으로 일품진로 오크43, 고연산 한정판 등 라인업을 세분화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제품 간 간섭 효과(카니발라이제이션)를 우려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크 라인업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견인하고, 이것이 다시 대중적인 일품진로 25의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소주 시장의 트렌드가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에서 음미하는 술로 완전히 전환됐음을 시사한다.
일품진로의 이 같은 성장은 하이트진로 전체 실적 방어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희석식 소주(참이슬, 진로)가 굳건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운데, 객단가가 높은 증류식 소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은 일품진로가 단순 유행을 넘어 하나의 견고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라며 “연말 성수기와 내년 설 명절 선물 수요까지 감안하면, 이 같은 고성장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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