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디자이너를 전문적으로 육성해 온 소셜 스타트업 '키뮤스튜디오(대표 남장원)'가 벤처투자 시장의 한파 속에서도 의미 있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키뮤스튜디오는 최근 가이아벤처파트너스(GAIA Venture Partners LLC)로부터 Pre-A(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의 자금 지원이 아닌, 키뮤스튜디오가 보유한 콘텐츠 IP(지식재산권)의 사업성과 확장성을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키뮤스튜디오는 '발달장애인'이라는 키워드를 복지가 아닌 '유니크한 콘텐츠'의 관점에서 풀어낸 곳이다. 이들은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을 발굴해 교육하고, 그 결과물인 아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왔다. 삼성전자, 한국조폐공사, KB국민카드, 아모레퍼시픽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들의 주요 파트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콘텐츠 IP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발달장애 디자이너 교육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한편, 여기서 탄생한 디자인 소스들을 활용해 전시 및 유통 판로를 해외로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키뮤스튜디오의 B2B 솔루션인 '키뮤 브릿지'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장애인 고용 문제와 ESG 경영 이슈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발달장애 디자이너를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돕되, 채용 후 발생할 수 있는 직무 교육, 관리, 결과물을 활용한 굿즈 제작 등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단순히 고용률 숫자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남장원 키뮤스튜디오 대표는 "이번 자금 확보는 특별한 디자이너들의 창작물이 단순한 작품을 넘어 산업 전반에 통용되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전시와 기업 협업 구조를 더욱 단단히 다져 아티스트들의 활동 무대를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투자를 주도한 가이아벤처파트너스의 판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5년 설립된 가이아벤처파트너스는 그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하우스다. 사회서비스펀드를 운용하며 임팩트 투자에도 나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의 시장성'을 깐깐하게 보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이아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투자 배경에 대해 "키뮤스튜디오는 아티스트 교육이 콘텐츠 IP화 되고, 이것이 다시 전시와 기업 협업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비즈니스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확신이 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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