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카페 시장을 지배한 음료는 단연 말차였어요. 초록빛 라떼는 피드를 점령했고 말차 쿠키, 말차 크림, 말차 아이스크림까지 쏟아지며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죠. 전 세계적으로 말차가 품귀 현상을 보일 만큼 인기는 막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말차 열풍을 빠르게 추격하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어요. 바로 호지차입니다. SNS와 카페 메뉴를 살펴보면 변화는 이미 선명합니다. 브랜드들은 호지차 라떼부터 호지차 티라미수, 쿠키까지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중이죠. “말차 시대가 끝나고 호지차 시대가 열린다”는 말도 더 이상 과장이 아닐 만큼 상승 곡선이 뚜렷합니다.
@kettltea
같은 찻잎에서 시작된 두 세계
」흥미로운 점은 말차와 호지차가 모두 같은 녹차 잎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입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가공 방식인데요. 말차는 찻잎을 그대로 갈아 분말로 사용하지만 호지차는 찻잎을 고온에서 볶아 향과 색을 깊게 변화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캐러멜, 견과류, 구수한 로스티드 향이 자연스럽게 살아나고 말차의 선명한 쌉싸래함과는 완전히 다른 풍미가 완성돼요.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했지만 가공 방식 하나로 전혀 다른 맛의 세계가 열리는 셈이죠.
@hoof.cafe
지금 호지차가 사랑받는 이유
」호지차의 급부상은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지금의 소비자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하게 반영한 흐름입니다. 강하고 쌉싸래한 맛보다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풍미를 찾는 경향이 커졌고 수면, 스트레스, 마음 관리 트렌드 속에서 저카페인 음료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면서 호지차가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죠.
@hoof.cafe
호지차는 우유와 함께 완성된다
」호지차의 매력을 가장 선명하게 느끼는 방법은 우유와 함께 마시는 거예요. 볶은 향이 우유의 고소함과 만나면 풍미가 깊어지고 단순히 달콤한 라떼가 아니라 호지차의 구수한 로스티드 향이 부드럽게 녹아드는 풍미가 확실히 살아납니다. 캐러멜, 견과류, 흑설탕 같은 로스티드 계열 디저트와도 궁합이 뛰어난 데다 과한 단맛 없이 고급스러운 여운을 남기기 때문에 밤에도 부담없이 달콤함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죠.
따뜻하게 마실까, 차갑게 마실까
」호지차의 향과 깊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따뜻하게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온기가 있을 때 볶은 향이 공기 속으로 부드럽게 퍼지며 첫 모금부터 마지막까지 잔잔한 편안함을 선사하기 때문이죠. 아이스 호지차의 시원하고 깔끔한 매력도 분명 존재하지만, 호지차 고유의 풍미를 가장 아름답게 드러내는 온도는 여전히 ‘따뜻함’ 쪽에 가깝습니다.
@kettltea
말차의 시대는 끝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차의 시대가 끝난 건 아니에요. 말차의 시대 위에 호지차의 시대가 겹쳐진 상태에 가깝습니다. 소비자들은 말차와 호지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과 상황에 따라 두 음료를 오가며 즐길 가능성이 높죠. 집중하거나 선명한 맛이 당기는 경우에는 말차, 안정감과 편안함을 원할 때는 호지차가 적합할 수 있죠. 말차가 ‘깨어나는 감각’을 준다면, 호지차는 ‘내려놓는 감각’을 주는 음료인 셈인데요. 이 두 세계가 경쟁이 아니라 공존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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