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윤으로 불렸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의대 정원 문제 등을 사과하라고 조언했다가 "평생 살면서 들어 보지 못했던 욕을 다 들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지난 총선) 선거 운동이 (지난해) 3월 28일부터 시작한 걸로 기억한다. 그 전날 대통령님께 문자를 하나 드렸다. 의대 정원 문제를 사과해야 한다. 지금 총선을 못 이기면 대통령 일을 할 수 없다, 머리 숙이고 사과하고 의대 정원 2000명도 수정하자고 했더니 엄청나게 화를 내시더라"라고 말했다 김태현의>
그는 "10분 동안 전화기를 들 수 없을 정도로 화를 내셨다. 저는 평생 그런 욕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며 "생각이 완전히 다른 거다. 저희는 선거 위기인데 전혀 위기를 못 느끼고 계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그때 보니 이미 문제가 좀 있었던 것인데 '도대체 누구 말을 듣기에 이러나,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완전히 달랐다"며 "10분 가까이 평생 살면서 들어 보지 못했던 욕을 다 들었다"고 거듭 말했다.
"김건희 측근 김승희 경선 캠프에서 자른 후 미움 받아"
'원조 친윤이지만 초기부터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부터 좀 견제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고 질문하자 윤 의원은 "엄청 견제를 받았다. 제가 2021년 경선 막바지인 10월에 경선 캠프에서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을 잘랐는데 김건희 여사하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안 돼서 자른 것인데 미움을 받게 됐고 또 명태균을 조심해야 된다, 위험한 인물이라고 했는데 제 말을 명태균한테 그대로 전달했더라. 제가 눈 밖에 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尹 절연 때 당 지지율 오를 것…계엄 사과해야"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투장해야 당 지지율도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농성하고, 필리버스터를 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농단이나 온갖 폭정을 비판해도 국민들이 안 받아준다"며 "'윤어게인' 주장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깊게 사과해야 한다. 골수 또는 열성 지지자들과만 소통하다 보면 그분들(중도층)과는 계속 멀어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윤 의원은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및 12·3 비상계엄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윤 의원은 "12월 3일을 전후해서 많은 의원이 기자회견도 하고 원내지도부도 사과하지 않았나. 이렇게 가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 다 이뤄져 있다"며 "당 의원들이 투쟁력이 떨어진단 얘기를 많이 듣는데 대화를 해 보면 참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심 발언을 한 배경과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대통령이 잘못한 것을 덮고 갈 수는 없는 것"이라며 "다른 분들이 (계엄이) '잘못됐다', '사과하자'라고 하는데 실천이 안 되니 나라도 나서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경선룰을 기존의 당심 50%에서 70%로 상향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로 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 국민들에게 더 다가가야 된다. 당심을 낮춰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되는 게 야당"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 중간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윤 의원은 "이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사과와 절연을 하자는 충언인데 이것을 (장동혁 지도부가) 계파갈등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한다"며 "한 전 대표도 그 시점에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 그 또한 잘못이고, 이 대통령의 잘못, 통일교 문제 등을 집중 공격해야 할 시기에 내부싸움을 벌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통일교 민주당 연루 당연…李 감출 것 있어 '해산' 겁박"
통일교가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일부 전·현직 의원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단 의혹이 있는 것에 대해선 "특검은 출발할 때부터 '야당 죽이기' 검찰이었다. 통일교를 수사할 때부터 여야가 연결돼 있을 텐데 야당만 수사했다"며 "우리 당사 압수수색, 또 우리 당 중진의원 구속을 했는데 여당도 당연히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묻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잘못이고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 해산 발언도 했는데 저는 겁박한 것이라고 본다"며 "해산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은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 장관들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들 말은 안 해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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