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했던 중령이 내란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지귀연 판사에게 한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속행공판에는 당시 합참에서 근무한 A중령이 증인으로 나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대화 등을 증언했다.
A중령은 지난해 12월 3일 23시께 합참에 복귀해 4일 오전 1시 17분께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들어갔다. 당시 결심지원실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있었다. A중령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핑계", "그러게 잡으라고 했잖아요", "다시 걸면 된다"는 등의 말을 한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국회의원을 잡으라는 것, 계엄령을 다시 내리면 된다는 것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중령은 특히 "'다시 걸면 된다'라고 했을 때 '진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어가는구나'라는 생각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2차 계엄을 언급하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A중령은 증인심문 말미에 지귀연 판사에게 "재판장님 저 한말씀만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다시피 저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제가 생도 시절 초급장교 시절 때 우리 군은 과거 권위주의적 과오와 단절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교육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대에 있었던 일을 왜 우리가 교육받아야 되지' 그래도 군의 존재 목적이 있기 때문에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A중령은 "재판장님, 개인적으로 너무 참담하다. 앞으로 우리 군을 이끌 10년 20년 뒤에 와야 할 후배들은 본인이 경험하지도 않았던 일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되고 끊임없이 자성해야 된다"며 "저는 군인의 제복은 특정 권력의 사병이 될 때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방패가 되기 위해 입어야 할 수의라고 생각한다. 이미 떨어진 군의 신뢰와 군의 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 부디 재판장님께서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청한다.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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