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을 도약의 해로 삼은 키움이 안우진의 부상에 이어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한 신인 박준현의 학교폭력 논란까지 겹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9월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된 뒤 소감을 전하는 박준현. 뉴시스
해를 넘기기도 전에 벌써 머리 아픈 일이 생겼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6시즌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우투수 박준현(18)의 학교폭력과 관련한 처분이 번복된 것이다.
9일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는 9일 “박준현에게 천안교육지원청이 내린 ‘학폭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서면 사과’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행정심판법 상 천안교육지원청은 이번 결정을 불복할 수 없으며, 지체없이 이행해야 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일단 학교폭력 행위가 인정된 것이다.
키움은 이미 에이스 안우진(26)의 부상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9월 17일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그를 중심으로 팀의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집해제 이전 퓨처스(2군)팀의 자체 청백전을 소화한 뒤 추가 훈련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고,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이 확인돼 수술대에 올랐다. 안우진은 “늦어도 1월에는 공을 잡고 준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얘기했지만, 복귀 시기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2026시즌 즉시전력으로 기대했던 박준현의 학교폭력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그가 신인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냈을 때는 ‘학폭 아님’ 처분이 나온 상태였고, 키움이 그를 지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키움이 그를 지명했다는 이유로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박준현도 키움에 지명된 뒤 “나는 떳떳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키움은 그에게 역대 KBO 신인 계약금 공동 3위인 7억 원을 안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행심위는 박준현의 행위를 학교폭력이라고 판단해 처분을 번복했다. 법무법인 태광에 따르면, 행심위는 박준현이 피해 학생에게 ‘여미새’라고 말하고 ‘ㅂㅅ’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 박준현의 부친이 피해 학생의 모친에게 ‘상처받은 피해 학생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점, 피해 학생이 학교 야구부의 집단 따돌림을 당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증상을 겪는다는 취지의 진단을 받은 사실을 종합해 처분을 번복했다.
박준현이 자신의 결백함을 입증하기 위해선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 다만 행정소송을 하더라도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준비과정도 간단하지 않다. 그렇다고 이미 “나는 떳떳하다”고 입장을 전한 상황에서 학교폭력 사실을 쉽게 인정하기도 어렵다. 행심위의 처분을 수용하면 구단과 KBO,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의 징계까지 각오해야 한다. 3년 연속(2023~2025년) 최하위에 그친 아쉬움을 씻어야 하는 키움의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 키움 구단관계자는 “행심위의 결정이 본인에게 전달됐을 테니 우리는 선수 측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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