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아스널이 또 한 명의 유망주를 유럽 무대에 데뷔시켰다.
11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허의 얀 브레이덜 스타디온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 아스널이 클뤼프브뤼허에 3-0 완승을 거뒀다. 아스널은 올 시즌 UCL 유일한 전승 팀으로 리그 1위(승점 18)를 지켜냈다.
아스널이 부상자가 속출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날만 카이 하베르츠, 레안드로 트로사르, 맥스 다우먼, 데클란 라이스,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크리스티안 모스케라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올 시즌 적재적소에 선수를 영입해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아스널이었음에도 수비형 미드필더가 본업인 크리스티안 뇌르고르를 센터백으로 내려써야 할 정도였다.
그래도 기본적인 체급 차이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아스널은 전반 25분 노니 마두에케가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수비를 벗겨내고 대각선으로 공을 몰고 온 뒤 과감하게 때린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며 앞서나갔다. 후반 2분에는 마르틴 수비멘디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절묘하게 골키퍼를 넘기는 궤적으로 날아갔고, 반대편 골문 앞에 있던 마두에케가 편안하게 머리로 밀어넣으며 멀티골을 신고했다. 후반 11분 가브리에우 마르티넬 리가 좋은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낸 뒤 왼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감아차기 슈팅이 오른쪽 골문 상당으로 빨려들어가며 아스널이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 덕에 경기 막바지에는 어린 선수를 데뷔시킬 수 있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후반 38분 벤 화이트를 불러들이고 말리 새먼을 투입했다. 센터백과 라이트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2009년생 선수로 지난해 이미 U21 경기를 소화할 만큼 성장세가 좋다. 발기술과 공격력도 좋아 향후 아스널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새먼이 교체로 들어가면서 아스널도 진귀한 기록을 세웠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지금껏 UCL에서 뛴 잉글랜드 구단 소속 16세 이하 선수는 3명뿐이다. 2008-2009시즌 잭 윌셔, 2025-2026시즌 맥스 다우먼과 새먼이 그 주인공들이다. 세 선수는 모두 아스널 출신이다. 아스널은 아르센 벵거 감독 시절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망주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는데 그 결과값이 이번 시즌에도 나타난 셈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팀 사정상 언젠가는 새먼을 기용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준비가 돼있었고, 센터백이나 풀백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 아직 16세로 어리지만 UCL에서 뛰었다. 그에게도 멋진 밤이었을 것"이라며 새먼을 칭찬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 부임 이후 유망주 기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선 완예리나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의 경우처럼 실력만 확실하다면 어린 선수를 활용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다우먼을 1군 교체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며, 다른 선수들도 적절한 시기에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사진= 아스널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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