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시 관객 48만 명에 그쳤던 가족영화 ‘계춘할망’이 최근 국내 넷플릭스 영화 부문 ‘톱8’에 진입하며 이례적인 역주행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개된 지 약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OTT 플랫폼에서 다시 조명받는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영상미와 주연 배우들의 연기, 제주라는 공간이 전달하는 감정적 밀도 등이 최근 시청자층의 감성 소비 흐름과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계춘할망' 김고은. / 콘텐츠 난다긴다 제공
2016년 5월 19일 개봉한 창감독의 영화 ‘계춘할망’은 윤여정, 김고은 주연의 116분 분량 가족드라마로, 실관람객 평점 8.63(네이버 영화 기준)을 기록했다. 극장 누적 관객수는 48만 2784명으로 대형 상업영화에 비하면 소규모였지만, 작품성 중심 평가가 높아 재조명을 받을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왔다.
최근 이 작품이 쟁쟁한 최신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넷플릭스 인기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시청자들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 제주도 배경, 배우 조합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OTT 이용층이 감정 서사 중심의 힐링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화된 점도 작품 소환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OTT에서의 역주행 현상은 개봉 당시 규모와 관계없이 작품성이 검증된 콘텐츠가 플랫폼 특성을 만나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계춘할망' 윤여정, 김고은 포스터. / 콘텐츠 난다긴다 제공
작품 중심에는 12년 만에 잃어버린 손녀를 되찾은 해녀 계춘(윤여정)과 다 자란 손녀 혜지(김고은)의 갈등과 화해 과정이 있다. 계춘은 잃어버린 손녀가 돌아온 사실에 모든 일상을 손녀 중심으로 꾸리며 애정을 쏟지만, 어딘가 비밀스러운 혜지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혜지의 태도에 의심을 키우기 시작하고, 혜지는 서울에서 미술 경연대회에 참가한 뒤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영화는 손녀가 제주로 돌아온 진짜 이유와 12년간의 공백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따라가면서 서서히 감정선을 구축한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혜지가 품은 비밀은 무엇인지,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남는지가 영화 핵심 서사다.
'계춘할망' 김고은, 윤여정 스틸컷. / 콘텐츠 난다긴다 제공
제작진은 ‘계춘할망’의 또 다른 주인공을 제주도라고 정의한다. 이 영화는 자연광 중심 촬영을 택한 만큼 제주 고유의 색감과 공간감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 낮게 쌓인 돌담길, 손녀가 자전거로 오가는 학교길 등 일상의 장면 하나하나가 서사와 연결되며 감정적 분위기를 이어간다.
유채꽃밭, 사려니 숲, 풍차 해안도로 등 지금도 여행객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명소들이 영화 속에서 중요한 정서적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 공간들은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상징적 역할을 하며 자연 자체가 인물 서사를 지탱하는 축으로 작용한다.
실제 촬영 당시 제작진은 인위적인 세트를 배제하기 위해 주민이 살던 실제 집을 빌려 소품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계춘의 집을 구현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다색, 검은 현무암 지형, 해녀들의 태왁, 숲길과 꽃밭 등은 영화 전반의 감정선을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장치가 된다. OTT로 영화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바로 이 ‘제주의 영상미’ 때문에 다시 감상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춘할망' 김희원, 신은정. / 콘텐츠 난다긴다 제공
김희원, 신은정, 양익준, 최민호, 류준열, 박민지 등 당시 충무로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점도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현재 스타덤에 오른 류준열, 최민호 등 배우들이 데뷔 초기에 맡았던 캐릭터를 확인하려는 관심도 적지 않다. 이처럼 OTT를 통한 역주행은 배우의 성장 과정이나 연기 변화를 재탐색하는 계기로 이어지면서 유입 관객을 넓히고 있다.
다음은 '계출할망'을 무료로 볼 수 있는KT스튜디오지니 유튜브 채널 게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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