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전 레알 마드리드 스타 가레스 베일이 현역 시절 말미에 불거졌던 ‘골프 논란’의 내막을 직접 밝혔다.
스페인 라디오 방송 카데나 세르는 현지 시간 10일 남성지 GQ 매거진이 보도한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베일이 스페인 언론이 만들어낸 왜곡된 이미지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겪었던 극심한 압박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고 알렸다.
베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33세에 현역 축구 선수로 은퇴를 선언한 뒤 축구 외 인생에 집중해 왔다. 방송 해설과 가족 중심의 생활로 전환한 그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커리어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시즌들에 대해 그는 “나는 레알에서 ‘갈락티코 스타’가 되기 위해 간 게 아니라 축구를 하기 위해 갔다”며 “그럼에도 해외에서 웨일스 선수로 이룬 성취는 놀라운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베일은 자신을 둘러싼 ‘골프 좋아하는 선수’라는 조롱 어린 이미지가 어떻게 과장·왜곡돼 형성되었는지 강조했다. 그는 “나는 골프를 많이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읽는 대로 믿고, 언론은 내가 아닌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스페인 언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본인이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은 점이 오해를 키운 측면도 있다고 인정했다. “나는 축구와 사생활을 분리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꾸고 싶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 논란의 상징이 된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Wales. Golf. Madrid.)’
베일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왜곡시킨 장면은 웨일스 대표팀의 유로 예선 통과 뒤 공개된 유명한 깃발이었다. “Wales. Golf. Madrid. In that order.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 이 문구는 베일이 축구보다 골프를, 레알 마드리드 보다 웨일스 대표팀을 우선시한다는 조롱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베일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8시간씩 골프를 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실제로는 두세 주에 한 번, 그것도 완전한 휴식일에만 쳤다”며 “모든 것을 매우 프로페셔널하게 처리했지만, 사람들은 모르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 시절 내내 제기됐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불화설도 명확히 부정했다. 그는 “우리는 한 번도 싸운 적도, 언성을 높인 적도 없다.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은퇴 후에는 당시 동료들과 연락이 많지 않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인정했다.
■ “충분히 이뤘다”… 은퇴 결정을 둘러싼 속내
베일은 “은퇴 전 마지막 몇 년은 반복된 부상으로 고통스러웠다”며 “월드컵을 마친 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커리어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하며 “13세의 나에게 누군가 이 모든 것을 이룰 거라고 말했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베일은 가족 중심의 삶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그는 “지금은 가족이 첫 번째, 아마 골프가 두 번째, 그리고 건강이 세 번째일 것”이라고 말했고, 아들과 딸의 스포츠 활동을 함께 경험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영국 방송 TNT 스포츠, 미국 방송 CBS 스포츠 골라소에서 해설자로 활동하며 축구와의 연결도 유지하고 있다.
카데나 세르는 “베일이 오랜 기간 스페인 언론의 오해와 조롱 속에서 살았지만, 그의 말대로 사실은 훨씬 단순했다”며 “그가 이제서야 자신의 이미지를 직접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정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서형권 기자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