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지난 2023년 11월 KB금융그룹은 양종희 전 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장기간 그룹을 이끌어 온 윤종규 전 회장이 그룹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명퇴를 결정함에 따라, 10년 만에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양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은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디지털·글로벌·내부통제 등의 경영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었다. 양 회장은 취임 후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네 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한스경제> 는 양 회장의 지난 임기 2년을 되짚어보았다. <편집자 주>편집자> 한스경제>
KB금융그룹이 양종희 회장 취임 후 '리딩금융'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23년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한 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5조원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23년 9월, 차기 회장 후보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추천했다.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은행장 출신'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히는 양 회장은 ELS 손실보상·금리하락 기조 등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에서도 균형잡힌 이익 구조를 바탕으로 양질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121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6%가 증가한 수치로 2024년 연간 실적(5조782억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에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은행과 비은행의 상호보완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순이익을 확대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지난 2023년 리딩금융 타이틀을 재탈환한 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5조원 클럽'에 입성하며 2년 연속 금융그룹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3분기 만에 5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그룹(4조4609억원)과의 격차를 5000억원 수준까지 벌리며 3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을 사수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3분기 누적 기준 그룹 순이자이익은 9조704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가 늘었다. 금리하락 사이클이 지속되고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과 적정 여신성장 등의 대응 전략을 통해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2조95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가 증가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확대되며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11.5% 증가했으며,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로 대리사무취급수수료도 1년 만에 24.5%나 증가했다.
그룹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88%와 12.78%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0.08%p와 1.48% 개선됐다.
KB금융은 자산 성장과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도 불구 질적 성장에 기반한 효율적인 자본관리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796조1000억원으로 6월 말에 비해 2조원, 지난해 12월 말에 비해선 5조1000억원이 늘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도 각각 13.83%와 16.28%로 지난해 동기(13.85%·16.7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70%로 전 분기 대비 0.02%p 하락했다.
이어서 꾸준한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3분기 누적 주당순이익(EPS)이 1만3531원으로 1년 전(1만1165원)과 비교해 21.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주당현금배당(DPS)도 795원에서 930원으로 17%가 상승했다.
이처럼 KB금융이 양질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배경에는 양 회장이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양 회장은 지난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한 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후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금융 전문가다. 2008년에는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으며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와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힌다.
특히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2016년부터 5년동안 KB손해보험의 대표로서 순이익을 끌어올려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이에 KB손해보험은 그룹에선 없어선 안 될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6%가 증가한 7669억원이다. 은행 실적(3조3645억원)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비은행 계열사에서 가장 많은 수치이며 4대 금융사의 손해보험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이에 그룹 내 3분기 비은행 순익의 비중은 37.3%로 2020년(35.5%) 대비 1.8%p가 상승했다. 이는 4대 금융그룹(신한:29.4%·하나:13%·우리 18%)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와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통한 이익 구조 다변화는 금융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는 KB금융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도 비은행 부문 기여도를 높여 3분기 만에 5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CFO)는 “금리와 환율 변동성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은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균형감 있는 이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시장의 축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전환기를 맞아 비은행 부문 확장과 자본시장 중심의 이익기반 강화 등 그룹의 수익 구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은행의 펀드판매, 증권의 부채자본시장(DCM)과 기업공개(IPO) 부문에서의 우수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바탕으로 자본시장 업계 선두권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축적해 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부문의 이익 기여를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