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할 때 뜨거운 물이 나와 황급히 수도꼭지 손잡이를 돌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샤워할 때도 너무 뜨거워서 찬물을 섞어 온도를 맞춘다. 이렇게 당연하게 여겨온 습관이 난방비 폭탄의 요인이라면? 보일러 온수 온도만 제대로 조절해도 한 달 가스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보일러 온수 온도를 50도 이상 높게 설정해두고 사용하면 적정 온도를 맞추기 위해 수도꼭지 손잡이로 온수와 냉수 위치를 조절해 냉수를 같이 사용하게 된다. 이때 온수와 냉수를 맞추기 위한 시간 동안 불필요하게 물도 함께 낭비하게 될 뿐 아니라 보일러를 필요 이상으로 가동하게 돼 여러모로 낭비가 발생한다. 핵심은 냉수를 섞어 사용하지 않고 온수로만 사용할 수 있는 온도로 맞추는 것이다.
보일러는 난방보다 온수를 데우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온수와 바닥에서 순환하는 난방수는 서로 다른 라인이다. 온수는 새로 물이 들어가서 데워지고, 바닥 난방의 물은 환수라고 해서 일부러 난방수를 배출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돌게 된다. 난방수는 보일러 배관 안을 순환하며 계속 데워지지만, 온수는 사용 후 버려지기 때문에 빠져나간 만큼 차가운 물을 지속적으로 데워야 한다.
온수 온도를 낮게 세팅하는 것이 좋은데, 계절에 따라 ‘저’나 ‘중’에 해당하는 40~45도로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로 맞추면 너무 뜨거워 결국 찬물을 섞어 써야 해 에너지가 낭비된다. 가정에서 가장 가스비가 많이 나오는 경우는 온수 온도를 ‘최고’로 설정한 뒤 샤워기를 세게 틀어 뜨겁다 느끼고, 다시 차가운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상황이다.
사람의 체온을 생각했을 때 여름 38도, 겨울 43도 정도면 충분하다. 물 1도 올리는 게 다 돈이니 60도 올리고 찬물이랑 섞어 40도로 쓰는 것보다 애초에 40도로 돌리고 풀로 사용하는 게 낫다. 일상 온수 온도는 50도 정도면 충분하다. 적정 온수의 온도를 40~45도 최대 50도로 맞추고 수도의 온수 부분만 사용하면 훨씬 편리하고 불필요한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온수 온도가 올라갈수록 사용되는 가스의 양도 늘어나 난방비가 오르게 된다. 60도로 설정한 물을 40도로 식혀 쓴다는 건 20도 만큼의 열을 버리는 것과 같다. 보일러는 60도까지 물을 데우느라 연료를 태웠지만, 실제로 쓰는 건 40도짜리 물이니 20도 분량의 가스비는 그냥 하수구로 흘려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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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 온도를 약이나 중으로 한 뒤 수압을 중간 정도에서 쓰는 것이 좋다. 다만 사용하는 보일러 온수 용량이 크지 않다면 온수 사용량에 따라 갑자기 찬물이 나오고 그러긴 할 것이다. 찬물이랑 섞어쓰면 상대적으로 온수를 덜 쓸 테니 갑자기 찬물 나오는 건 덜하겠지만 비용이 더 나올 것 같다. 용량 큰, 순간 점화식 보일러 등 금방금방 데우는 보일러는 찬물 나오는 비중이 줄거나 없을 수도 있다.
온수 온도 조절은 보일러 리모컨에서 간단히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보일러는 온수 온도를 별도로 설정하는 버튼이 있다. 온수 버튼을 누르고 온도를 37~45도 사이로 맞추면 된다. 처음에는 37도부터 시작해 1~2도씩 올려가며 본인에게 맞는 온도를 찾는 것이 좋다. 보일러 종류나 집안 배관 상태에 따라 적정 온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온수 온도 하나만 낮춰도 난방비 절감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한 가정의 경우 온수 온도를 60도에서 40도로 낮춘 후 한 달 가스 사용량이 약 15%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많아 샤워를 자주 하는 집이라면 온수 온도조절만으로도 난방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절수기를 설치하면 물을 절약할 뿐 아니라 온수를 적게 사용하므로 난방비도 줄어든다. 절수기로 물 사용량 자체를 줄이면 보일러가 데워야 할 차가운 물의 양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샤워 횟수와 샤워 시간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여름처럼 날마다 샤워할 필요는 없다.
보일러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 단열 여부인 만큼 자신의 주택 상황에 맞는 사용법을 제조사 등에게 문의해 사용 적정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온수 온도는 계절에 따라 저나 중 40~45도로 맞춰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난방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60도로 올려놓고 찬물 섞어 쓰는 습관, 이제 그만 버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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