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허전하다”, 린가드 “평생 잊지 못할 2년”… FC서울에서의 마지막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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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허전하다”, 린가드 “평생 잊지 못할 2년”… FC서울에서의 마지막 동행

한스경제 2025-12-10 22:47: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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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스경제(상암)=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와 ‘캡틴’ 제시 린가드의 마지막 경기서 무승부에 그쳤다.

서울은 1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페이즈 6차전 멜버른 시티(호주)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2승 3무 1패를 기록, 승점 9로 4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멜버른은 3승 1무 2패, 3위(승점 10)로 뛰어올랐다.

서울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다. 지난해 2월 서울에 입단해 K리그 역대 최고 네임밸류라는 평가를 받았던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마지막 무대였던 까닭이다. 또한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수 있었다. 선발 출전한 린가드는 전반 30분 선제골까지 넣으며 활약했지만 끝내 승리까지는 챙기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서울 감독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감독은 “전반전에는 준비한 대로 경기가 진행된다고 느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한 번의 실수로 점수를 내줘 아쉬움이 크다. 린가드의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린가드의 공백으로 인한 대체 자원 물색에 관한 질문을 듣자 “동계 훈련을 진행하면서 여러 선수를 실험할 것”이라면서 “다른 선수들도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감독은 K리그 사상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를 지도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에 그는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2년 동안 정말 피곤했다”고 웃었다.

이어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항상 사무실로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다. 선발로 나서지 못한 날에는 ‘왜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이 뛰지 못하느냐’고 따진 적도 있고, 물병을 걷어찬 일도 있었다”며 “그렇다고 화가 많은 성격이라는 뜻은 아니다. 순간적인 감정 조절이 안 된 것이고, 다음 날 항상 찾아와 사과했다. 팀 규율에 따라 벌금을 낸 적도 있었다. 그런 과정을 함께 겪다 보니 떠난다고 생각하면 허전함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왼쪽)과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FC서울 감독(왼쪽)과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도 찾아와 상의했으면 좋겠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자신이 출전하지 못했을 때 기회를 달라는 그런 자신감을 비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올 시즌 총평으로는 “너무 아쉬웠다. 리그 초반 1~2라운드만 해도 3위부터 7위까지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했고, 우리도 그 안에 포함돼 있었다”며 “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경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연승에서 3연승으로 이어가야 할 시점마다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이런 부분들이 시즌 끝까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를 바탕으로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별전을 마친 린가드는 팬들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 선 그는 두 눈이 붓도록 눈물을 흘렸다. 린가드는 “선제골 이후 두 번째 득점에 대한 이야기를 선수들과 나눴다. 양 팀 모두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많은 기회를 만들진 못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 실점 패턴이 반복됐다. 누구의 잘못을 지적할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실점 상황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간의 K리그 생활을 돌아보며 시설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은 경기장 잔디 아래 히팅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한국에는 없는 경우가 많다. 눈이 많이 온 날에는 훈련조차 어려웠다”며 “훈련장과 클럽하우스 환경도 더 발전할 수 있다. 선수들이 기술뿐 아니라 정신적·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판 운영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린가드는 “저는 원래 심판과 크게 다투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일부러 감정을 자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정 조절이 어려울 정도였다”며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생활 2년을 마무리하며 그는 깊은 소회를 전했다. 린가드는 “제 커리어에서 가장 특별한 2년이었다. 한국에 올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서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며 “자존심이 센 성격은 아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훈련 시설을 보고 놀랐지만, 이곳에서 뛰기로 한 이상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저를 통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선 “서울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쌓은 감정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 2년 동안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무엇보다 팬들에 대한 감사를 먼저 전했다. 그는 “팬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해 홈 5연패를 하던 시기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스태프도, 선수들도 모두 힘들었지만, 팬 여러분 역시 많이 지치셨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저는 언젠가는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입장에서는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었을 텐데도 끝까지 멋지게 응원해 주셨다. 이번 시즌 들어 팬들이 화를 내거나 실망을 표하신 부분도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이라는 팀은 항상 이겨야 하는 팀이기에 팬 여러분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서울 팬들에 대한 존경심도 표현했다. 그는 “제가 선수들에게도 자주 이야기한다. 서울 수호신 팬들은 K리그 최고의 팬이라고 생각한다. 홈이든 원정이든, 심지어 제주 경기까지 찾아와 주시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팬들 덕분에 힘든 시기에도 버틸 수 있었다. 여러분의 응원이 제게 큰 힘이 됐다”며 “서울에서 보낸 시간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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