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경찰서 이은상 경감
대전 한 경찰이 주말 사우나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60대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지킨 사연이 전해졌다. 대덕경찰서(서장 이상근) 여성청소년과 이은상 경감은 12월 6일 토요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낮 12시 20분께 대덕구 송촌동의 한 사우나를 나서던 중 욕탕 안쪽에서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을 목격했다. 옷을 모두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려던 찰라였으나, 사람이 쓰러졌다는 외침을 듣고 수증기를 팔로 저어가며 안으로 들어가 남성의 상태를 살폈다. 바닥에 쓰러진 이의 손목에 손을 짚어도, 왼쪽 가슴에 귀를 대도 맥박과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해당 남성이 목욕탕 안에서 20분 정도 머무르다가 소리 없이 쓰러졌다는 목격담까지 듣고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해 주변에 119신고를 당부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두 손을 모아 조용히 잠든 듯 누워있는 남성 가슴에 올리고 반복적으로 가슴을 압박했다. 하나, 둘, 셋, 넷…, 30회를 반복하고 쓰러진 시민의 숨을 확인한 뒤 다시 30번을 똑같이 압박하며 가슴과 심장에 자극을 주고 적게나마 피가 돌도록 했다. 이 경감은 입직 19년차 경찰이지만 심정지 환자를 만나 자신이 심폐소생술을 하게 될 줄은 생각해본 적 없었다. 업무연수 중에 이뤄지는 심폐소생술 실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을 뿐인데 '가슴 30회 압박 후 호흡 확인 그리고 다시 30회 실시'라는 소생술이 생각나는 것과 동시에 행동으로 옮겨졌다. 이 경감이 30회씩 두 차례 반복했을 때 쓰러진 시민에게서 얕게 숨이 돌아왔고, 그때부터는 그의 몸을 주무르고 의식을 다시 잃지 않도록 손가락을 보이며 숫자를 말하게 했다.
아들과 함께 사우나에 온 60대는 자신이 목욕탕 바닥에 쓰러졌고, 2분 이상 심정지에 있었다는 것을 깨어나도 인지하지 못했다. 이 경감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서야 자신에게 다가온 위급한 상황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인사를 전하고 아들과 함께 목욕탕을 떠났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응급실 이송을 권했지만 부자는 나중에 자신이 직접 병원에서 진료받겠다며 귀가했다. 이날 이 경감의 선행과 인명구조는 목욕탕에 머물던 다른 시민들이 경찰 게시판에 감사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경감은 "어르신이 사우나 안에서 갑자기 쓰러지니까 주변에 있는 분들도 당황하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라며 "매년 CPR교육에 참여해 몸에 익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었고, 의식을 잃은 지 5분을 넘기지 않고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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