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씨가 두 자녀에게 양육비를 미지급한 혐의로 징역 6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4개월형보다 높은 형량인데, 양육비 지급 계획을 제출하라는 판사의 명령을 거부했으며 지인과 자녀들까지 엄벌탄원서를 제출한 까닭이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 강영선 판사는 10일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열린 김 씨 선고 공판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양육비를 미지급한 경위와 기간, 미성년 자녀들의 나이에다 오모 씨(전 배우자)에게 보인 태도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지급보다 자신의 생활 수준 유지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여겨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현재까지 막연한 지급 계획만 언급할 뿐이어서 과연 미지급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장기간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을 미성년 자녀들과 그 양육자인 오 씨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정상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한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양육비 지급 의무 중 일부를 지급한 적 있었고 양육비 감액 결정도 이뤄진 바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
김 씨는 이날 법정 구속은 면했다. 재판부는 "당장의 구금보다 일정한 기간 내에 양육비를 현실적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미성년 자녀 등의 보호에 보다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이날 선고한 형량은 검찰 구형보다 높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부양 의무를 장기간 이행하지 않아 자녀들이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라며 김 씨에게 징역 4개월형을 구형했다. 당시 김 씨가 밝힌 양육비 미지급액은 9000만 원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김 씨가 재판 과정에서 양육비 지급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씨에게 "양육비 지급 계획 자료를 제출받은 뒤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을 정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반성문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오 씨와 두 자녀, 김 씨의 근황을 잘 알고 있는 지인 등은 김 씨에 대한 엄벌탄원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이날 양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한 김 씨는 선고 직후 법정을 빠져나왔다. 그는 선고 결과와 탄원서를 제출한 자녀들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프레시안> 질의에 "드릴 말씀 없다"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앞서 김 씨는 2018년 12월경 오 모씨와 이혼하면서 미성년 자녀 2명의 양육비로 매월 300만 원씩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김 씨는 오 씨가 2020년 10월경 이행명령을 신청할 무렵까지 양육비의 일부만 지급했다.
김 씨 신청에 따라 2021년 11월경 미성년 자녀 2명의 양육비로 매월 160만 원씩 지급하라는 취지의 양육비 감액 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계속해서 양육비 지급을 미뤄 감치 결정까지 이뤄졌으며, 김 씨는 감치명령 직후인 2022년 2월경 미지급 양육비 중 일부를 오 씨에게 지급한 바 있었으나 그로부터 약 3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아 왔다.
김 씨 부부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빚이 수입보다 많아 양육비를 줄 수 없는 상황", "애 아빠가 살아야 아이들도 키울 수 있는 것 아니겠냐. 일단 살아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등을 이유로 경제적 형편이 나아진 뒤 양육비를 지급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씨는 지난 1월 오 씨가 양육비 미지급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와 배드파더스 등재 등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 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지난 8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편 김 씨는 현 배우자 인민정 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일상생활을 게시하고 있다. 인 씨의 인스타그램에는 김 씨가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모습, 빙상장에서 쇼트트랙 묘기를 뽐내는 모습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영상이나 고급 숙소에 머무는 사진 등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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