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내구성을 3배 강화한 친환경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을 개발해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기존 기판 제조에 필수적이던 금도금 공정을 신소재로 대체해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IC 기판은 스마트폰 유심(USIM)이나 신용카드 앞면에 부착된 금색 칩을 지칭하는 것으로, 결제 단말기와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데이터를 전송하는 핵심 부품이다. 기존 제품은 전기 신호 전달과 부식 방지를 위해 기판 표면에 금(Au)과 팔라듐 같은 귀금속을 도금하는 공정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귀금속 채굴과 가공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 발생하고 원자재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스마트 IC 기판 / LG 이노텍
LG이노텍은 도금 공정을 아예 없애고도 전기 통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를 해결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기존 대비 약 50% 감소한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산화탄소 8,500톤을 감축하는 것으로, 30년생 소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제품의 물리적 내구성도 대폭 향상됐다. 도금층을 제거하고 신소재를 적용함으로써 기판의 표면 강도가 기존 대비 3배가량 높아졌다. 신용카드는 사용 과정에서 단말기 마찰이나 외부 접촉이 빈번해 칩 표면이 긁히는 경우가 잦은데, 내구성이 강화됨에 따라 스크래치로 인한 결제 오류나 인식 불량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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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제품은 특히 환경 규제 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이미 지난 11월부터 글로벌 스마트카드 제조사에 해당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관련 특허 20여 건을 확보했으며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시장 조사 기관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카드 시장은 2025년 약 29조 원 규모에서 2030년 약 4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접촉식과 비접촉식 결제를 모두 지원하는 듀얼 인터페이스 카드 보급이 늘고, 신흥국의 금융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기판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 솔루션 사업부장은 이번 제품은 고객사의 ESG 요구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시킨 사례라며 "혁신 소재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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