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바이오(Green Bio) 분야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유기성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세이브더팜즈'가 초기 투자 시장의 문을 열었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자 팁스(TIPS) 운영사로 잘 알려진 인포뱅크로부터 시드(Seed)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실탄을 마련했다.
투자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자금 조달은 인포뱅크의 '미래 환경혁신 기술펀드'를 통해 집행됐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자금 수혈을 넘어, 사업성을 깐깐하게 검증하기로 정평이 난 인포뱅크의 포트폴리오에 합류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세이브더팜즈가 주력하는 분야는 명확하다.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가축분, 해양 폐기물 등 처리가 곤란했던 유기성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핵심은 이들 폐기물을 바이오차(Biochar)나 고기능성 비료, 사료,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력에 있다.
기존 폐기물 처리 방식이 단순 매립이나 소각에 의존하며 환경 오염을 유발했던 것과 달리, 세이브더팜즈의 솔루션은 토양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탄소를 격리하는 효과를 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농업 분야의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과 지자체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투자자인 인포뱅크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포뱅크는 2024년 한 해에만 83개 기업에 209억 원을 투자하고, 6개 기업 회수를 통해 89억 원을 거둬들이며 약 17배의 수익률을 기록한 베테랑 하우스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을 만큼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액셀러레이팅)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인포뱅크가 세이브더팜즈를 선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환경 보호 명분을 넘어, 폐기물 자원화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적 차별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폐기물 처리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를 자원으로 되돌리는 기술은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투자가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린바이오 시장은 기술 장벽이 존재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했을 때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는 난관이 있다. 세이브더팜즈 역시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기술 고도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회사 측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친환경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세이브더팜즈 관계자는 "폐기물 자원화 기술과 바이오차 솔루션을 정교하게 다듬어 농업 및 환경 분야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 모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탄소 저감 솔루션은 국경이 없는 산업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입증이 향후 시리즈A 등 후속 투자 유치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