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변호인', '강철비'로 2000만 관객을 동원한 양우석 감독과 '아이리스' '아테나:전쟁의여신'을 제작한 백진동 프로듀서가 실물자산토큰화(RWA·Real World Asset) 방식으로 K-콘텐츠 제작 재원 1조원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에 종속된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을 타개하고, K-콘텐츠 밸류체인을 정상화하겠다는 포부다.
양 감독과 백 PD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본사에서 'K-콘텐츠 RWA 토큰화'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홍창표 감독(영화 '궁합'), 노규엽 감독(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 이상문 감독(영화 '고속도로가족'), 최은종 감독(영화 '독고 리와인드') 등 중진 감독들이 대거 참석해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양우석 감독은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임이 입증됐지만, 정작 K-콘텐츠 제작 생태계는 하청 생산 구조로 빠져들고 있다"며 "RWA와 토크노믹스를 결합하고 K-콘텐츠 제작자가 연대해 무너진 K-콘텐츠 밸류체인을 회복하고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콘텐츠 제작시장은 현재 투자와 제작 모두 얼어붙은 상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OTT가 한때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 투자 편수가 급감했다. 투자를 받은 제작사도 명맥 유지 수준의 수익만 보장받을 뿐이다. 콘텐츠 실패 리스크를 OTT가 감수하는 대신, 성공의 과실도 OTT가 독점한다. IP(지식재산권) 권리까지 OTT에 귀속되면서 콘텐츠가 성공해도 추가 제작 권한을 갖지 못하는 구조가 업계를 위축시켰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양 감독은 해결책으로 K-콘텐츠 연간 투자액 2조 원의 절반인 1조 원을 RWA 방식으로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K-콘텐츠 총 제작 편수의 50% 이상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자는 계획을 제시했다. 콘텐츠 유통 구조도 DT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을 고려해 밸류체인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백진동 PD는 "K-콘텐츠 제작 환경이 저하된 것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헤게모니가 글로벌 OTT에 종속됐기 때문"이라며 "RWA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검증된 K-콘텐츠를 절반 확보한다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의 컨설팅을 맡은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은 지난 5일 두바이 DMCC(두바이 다목적 상품센터)와 K-콘텐츠 RWA에 대해 논의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관계자는 "검증된 K-콘텐츠 제작자가 연대한다면 RWA 방식은 충분히 통한다"며 "K-콘텐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IR(투자유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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